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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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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BY 마당 2006-08-04

 
 

\"엄마는 참 좋겠어요\"
\"왜?\"
\"누가 돈벌어 오라는 사람도 없지,

취업걱정도 없지, 또다시 산고를 치를 걱정도없지,
낮에 아무도 없는 널널한 집안에서
빵빵한 냉방이나 틀어놓고 얼굴에 오이 맛사지나 하고 누웠지,

전쟁같은 학교성적과도 무관하지,
도대체 뭔 걱정이람?\"

\"이구우 얘 누구나 다 자기자신만
힘들고 남은 좋아보이는것 같아도 그게 아니지\"

\"나두 그동안 얼마나 치열한 전쟁터를 누비며 살아온 인생이더냐
사업이랍시고 벌여놨다가 쫄딱 망하는통에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죽는방법을 모색하던 그심정을 네가 아느냐?\"

남들 놀러다니며 희희낙낙 즐거울때
어두컴컴한 골방에 누워서 이것이 인생이런가를 곱씹으며
줄줄이 흘리던 뜨겁고 찡한  눈물의 농도를 네가 아느냐?

그 싱싱한 젊음을 고뇌와 고통으로 바꾸며 싱싱한것이 하나도 
자랑스럽지않던 그
비애를 네가 아느냐.

사람은 다 어려운시절이 있고 그 시절이 지나야
비로소  평정을 찾는것이 인생이건만
너 같이 젊은 청춘이 뭐가 두렵고 부러워서
좋은시절 다 놓쳐버리고 이제서야 겨우
오이맛사지나 하고 누웠는 엄마를 부러워해야 하는지
나는 네가 부러워 죽겠구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롱 다리를 자랑하며
찰랑 찰랑 긴 머리를 흔들며 
걸어가는 젊음이 얼마나 부러운 일이더냐.

고생 고생 하다가 젊음은 인생장마에
흔적도없이 떠내려 보내고 
기껏 숏다리에 허연 머리가 수북 수북 잡풀처럼
자라고 있는 이 중늙은이의 한가함이 부러워?

그래 그래도 네 입장도 이해가 된다.
다 나름대로 그 위치의 고민과 부러움이 있을테니까
햐~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다니
이제부터 다시  인생 2막을 멋지게 시작해봐?
떠내려간 젊음조각은 어디에도 없고 수재민의 심정으로
다시 수습해 나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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