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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연휴에 일본으로 여행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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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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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2)


BY 27kaksi 2006-07-10

우리 앞쪽의 창쪽 침대에 누워있는 주영희 라는 여자 이름을 가진
할아버지는, 70세의 잘 생긴 외모를 가진 건장한 노인이다.
간병인이 간호를 하는 할아버지는 머리의 삼분의 일이 없는-
쑥 들어 가 있다- 모습인데, 말을 못 하신다.
겨우 왼팔을 조금씩 느린 동작으로 움직일뿐, 그저 주는대로 먹고
간병인이 하는 대로 맡겨져 있다.
그저 할 수 있다는 것은 빙그레 웃는다는것. 그것도 진짜 좋아서
웃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감정의 어떤 부분의 표시인지 알길이 없다.
난 처음으로 간병인이 간호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는 기회이기 때문에
영희 할아버지를 간호 하는 연변의 아줌마는 탄복할 만 하게 능동적
이고 적극적이고 너무 친절 해서 놀라웠다.
움직이기도 힘든 노인을 씻기고 먹이고, 휠체어에 앉히고 하루에
두번씩 산책을 시키고, 끊임없이 좋다는 것을 먹여서 옆에서 보기에
할아버지는 어떤면으로 행복한 사람 이었다.
할아버지 부인은 조그맣고 귀엽게 생기셨는데,매일 매일 몸에 좋다는
것을 해 날랐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할아버지 산 동안
최선을 다 한다는 모습이었다.산재로 처리되어서 억이 넘는 입원비
를 받고 있다고 했다.
맛있는 음식이며, 과일이며, 공동으로 쓰는 냉장고는 그집의 물건으로
넘쳐 났다. 말로는 아들이 둘이고 하나는 치과의사 라지만 우리가
병실에 있는동안 한번도 아들이란 사람은 볼 수가 없었다.
긴병에 효자가 없다고.......,
찾아 오는 손님도 없었고, 오직 할머니만 수시로
드나들며 음식을 날라 왔다.
간병인의 말로는 할머니가 병원의 약이 독하다고, 안먹이고 밖에서
지어온 한약을 먹여서 염증이 생겨서 병원에서 쫓겨 날번 했단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꼭 말 못하는 아기를 보는듯이 귀여운 모습
이었다. 야구르트 같은 음료를 빨대를 꼽아 손에 잡혀 주면 쪽 빠는
모습은 아이와 닮았다.
열심인 간병인은 아주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맞다! 그분에게는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이 있다. 난 그분을 보면
갈아 앉아 있는 물 같다.
그저 주는대로 먹고 자고 싸고- 모든 것은 간병인의 몫이다- 그냥
살고 있다. 다시 건강 해져서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가족도 그렇게 생각 하는지도 모른다. 할머니는 왔을때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쓰다듬고 볼을 비비며 온갖 애정 표현을 하고는,
간병인에게 끊임 없이 요구사항이 있지만 씩씩하게 병원을 나서는
할머니는 그리 간절 하지도 쓸퍼 보이지도 않았다.
그생활이 습관이 되어져서 그냥 그게 그들의 생활이 되어버린듯.....
할아버지를 보노라면,
안타깝게 누워 있는 목사님보다는 마음이 덜 아팠다.
왼지 예쁜 연변 아줌마가 애인이라고 주위에서 말하듯이 아무 근심도
없이 누워 지내며 서비스를 받는 팔자인지도.....
참으로 세상에는 별스런 삶의 모습들이 많다.
이런 삶도 있구나....라는....

또 한사람,
우리 옆의 침대에 입원한 환자는 유병일_47세- 총각이었다.
우리 보다 하루 늦게 병원에 들어온 머리를 수술한 환자인데 중환자
실에서 부터 남편의 옆자리에 있어서 익숙한 병실 이웃 사촌이다.
얼마나 머리가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 대는지, 그로 인해 잠을 잘
못자는 남편 때문에 처음에 그 환자를 많이 미워 했었다.
그러나 6인실로 오면서 또 옆의 자리로 오게 되고 차츰 그에게 정이
들었다. \'수술치매\' 낯선 단어 였다.
그는 머리를 수술하며 10살 지능이 되었다고 했다.
아이처럼 울고 떠들고 밤에는 잠을 안 잤다. 주렁주렁 달린 주사기를
뽑아 버리고, 간호사는 불만을 가지면서도 끊임없이 다시 꼽고,
소변기도 뽑아 버려서 계속 소변 볼때 마다 피가 났다.
낮에도 조용히 자는 법이 없고 금방 일어 나서 밖으로만 나가려고 했다.
간병인 아줌마는 경험이 많아서 환자를 잘 이해하고 비위를 잘
맞추어 주었다. 그러나,그는 날 이 갈 수록 안정을 찾아 갔다.
물론 잠은 오래 자지 않았지만 그의 아이같은 천진 함은 오히려 권위적
인 어른 보다 친근감이 갔다.
주사기를 떼고는 더 자주 돌아 다녔고-그는 한쪽 눈이 안 보였고,
완쪽 다리도 불편했다.- 아래층을 오갔다. 아이처럼 돈만 있으면 매점
으로 과자를 사러 갔고, 병실에 있지를 않았다.
머리를 깎은데다, 아이처럼 웃는 병일씨가 생각이 난다.
그도 이번주에는 퇴원을 하게 되겠지.... 다 나아서 장가도 가고
나이드신 어머니에게도 효도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곳을 떠나온지 이틀이 되어 간다.
남편은 차츰 원기를 찾아간다.
아직도 4주를 몸을 부리고 누워만 있었다는 것을 인정 하기 힘들어
하지만 그는 곧 털고 일어설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번쩍 일어난 그의 의지력은
우리에게 큰 희망과 기쁨을 안겨 주며 우리에게 닥아 온 그 힘으로
앞으로 우리 가정의 기둥으로 또 아이들의 태양으로 나의 버팀목으로
그의 몫을 다하리라.
우리에게 강한 힘과 용기를 가르쳐준 그가 고른 숨을 쉬며 잠이들었다.
수척한 모습이 안스럽지만 그가 자랑스럽다.
넓은 이마와 그의 볼에 내 얼굴을 대 본다.
고마워요! 당신이 내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난 수도 없이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퇴원 하는날 딸이 사온 케잌 촛불이 빨갛게 타던 것처럼 우린 뜨겁게
그렇게 사랑하며 앞으로 희망을 갖고 살아갈 것이다.
모든것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