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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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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막자 가든으로 해줘유?


BY 정자 2006-07-05

초보에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근처 방앗간  주인이었다.

면허딴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그래도 경력은 십년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떠벌이 아줌마가 그래서 남의 가게에 그렇게 무식하게 들어가라고 면허주는 데서  가르쳐 줬냐고 길길히 난리다.

 

우리 죽으면 누가 죽었나 하고 부주금 챙겨 줄 사람없다고 사람 무시한다고 하며 욕은 빼놓지도 않고 말끝마다 붙이니 방앗간 주인은 몸을 어디에 둘지 안절 부절이다.

 

그래서 합의 조건이 하루매상부터 시설이 모두 망가?봉릿?다시 해야 되는데 간판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분명히 식당이 부서졌는데 두동강 난 간판에 김막.....자 싸롤으로 띄어쓰기처럼 분질러 진 것이다.글자 값 이만원때문에 구두가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붙여진 그 간판을 방앗간 주인은 전혀모를테고, 떠벌이 아줌마는 그나마 잘 붙어 장사 잘 되가는 식당 말아먹을 거냐며 워떡할거유~~ 하고 묻고, 그릇이며 찌그러진 밥통들을 들고 다니며.또 시방 이걸 워쩌자고 그러는 겨? 하고 ?아 다니니 방앗간 주인이 모든 시설을 다시 해주겠다고 두손 두발 다 들은 표정이다. 그제야 떠벌이 아줌마가 빙그레 웃으면서 그럼 당장 해줘유~ 안 그럼 끝날때까지 ?아 다닐 테니.

 

 방앗간 아저씨는 설레벌레 여기 저기 전화를 하고 집기류는 우리들보고 알아서 구입하라고 현금으로 이백만원을 준다. 떠벌이 아줌마는 그거 가지고 택도 없다고 했더니 나머지는 다시 주겠다고 하며 우선은 장사 할려면 얼른 시설을 다시 해야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 말을 듣더니 느닷없이 매출장부 뒷장을 북 찢더니 요즘은 말로 하는 게 아니고 글로 학실이 해야 뒷말이 없는 겨! 영은아 이 아저씨 그대로 말 옮겨 놔라? 긍께 지금 이백만원은 그릇값이고. 그나머지 거는 언제 줄거유? 방앗간 아저씨는 뒷주머니에 손수건을 끄내더니 이마 한 번 닦고 얼굴 다아 닦고 하는 말이 낼 모레 견적나오는 데로 드릴께유 한다. 나보고 적으라니 안 쓰면 혼날테고 거기에다 엄지에 떠벌이 아줌마 빨간 립스틱을 칠하더니 찍으란다. 뻘건 지문이 확실히 찍어 보이니 약속이 선명하게 보이나 그제야 떠벌이 아줌니가 그런다. 그나저나  마누라는 사고친 거 알아유?  아저씨는 별거 다 걱정해준다는 얼굴이다.

 

 조금 있으니 방앗간 아저씨가 느닷없이 간판이름을 대면서 간판집과 통화를 하는데. 김막자 싸롱이여 사롱이여 하며 서로 글자가지고 티격태격하는데 아무래도 어차피 간판을 새로 짜야 한다며 우리에게 글자가 어떤거냐고 확인한다. 우리는 얼떨결에 그 비싼 간판을 새로 하는데, 돈 이만원 아끼자고 붙인 싸롱이 이젠 소용이 없어진 거 아니냐고 떠벌이 아줌마한테 애기하니까, 한 참 궁리를 한다. 아저씨 쪼께 기둘리라고 해봐유. 이러더니 날 끌고 뒷뜰로 간다. 영은아 ..니 가든이 뭔 줄 아나? 가든? 아 그려 요즘은 식당보다도 가든이 유행이라는데.우덜도 이 참에 새간판에 이름도 새거로 해야 되잖아..근디 가든이 뭔 뜻이냐?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다. 어쩌자고 다 허물어져 가는 식당을 부서지게 해가지고 사실 다시 짓는 거랑 별 반 다를 게 없는데, 싸롱보다는 가든이 낫겠다 싶었다.

 

 떠벌이 아줌마가 이름은 그대로 하고, 싸롱은 빼고 대신에 가든으로 해달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한다. 그제야 방앗간 아저씨가 그런다. 근디 아줌니가 김막자예유? 그러니 떠벌이 아줌니가 소리를 빽 질른다. 김막자 언니는 지금 병원천장에 대롱 대롱 매달아 놨잖아유? 아저씨가 ? 아! 그랬쥬우~~~

 

 이래서 김막자싸롱은 간판이 내리고 김막자가든으로 다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