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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9

고향냄새..


BY 올리비아송 2006-07-03


 

 
 
작은아이가 어제 놀이동산을 다녀와서인지 아침늦도록 늦잠을 잔다.
\"어린이집 가야지...노란봉고차가 기다리다가 가버리면 어째...\"
\"..............\"
입까지 벌리고 큰대자로 누워서 자는 폼이 과히 나를 보는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우째 저리도 닮는걸까...ㅎㅎㅎ\'
 
 
 
아이는 동쪽으로 난 창으로 오랫만에 비치는 햇살에 눈이 부셔 그만 잠을 깨서 눈을 부비며 나온다.
결국 노란차는 가버리고 그래...오늘은 먹고 대학생이다.
입고갈 옷 본인이 챙기고 신고갈 양말이며 머리핀이며를 챙겨서 거실탁자에 쪼르륵 올려놓는다.
그럭저럭 색깔도 지대로 맞추었다.
 
 
 
오늘은 제발 토끼머리해달라고 조르지 말았으면 좋을텐데...
다행이 은근슬쩍 꽁지머리를 하고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오늘의 컨셉은 그냥 꽁지머리인가보다. 녀석하고는.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텁텁한 차속 공기를 밀어내려 창문을 여니
아까까지도 들리지 않았던 반가운 녀석 소리가 들린다.
\"어라? 매미다 지원아 매미가 왔어...\"
\"맴맴맴맴.........\"
강남갔던 친구가 돌아온듯한 반가움이 아마도 네소리가 듣고 싶었나 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길에 생태공원에
잠시 차를 멈추었다.
개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아마도 하얀 눈보라가 치는듯 바람에 일렁인다.
며칠전 남편에게 보여주러 꺽어간 개망초꽃은 아이들 손에 이내 시름을 하다
제주인 못찾아갔지만 오늘은 창고 어디메쯤을 더듬어서 좁다란 유리화병 두개를 찾아내서는 개망초꽃을 꼽아놓았다.
식탁위에 나란히 두개를 올려놓고 늦은 아침을 먹는...
때론 밥맛이 없어 물에 대충도 말아서 훌훌 넘겨버렸는데
오늘은 계란후라이꽃이 같이 나의 밥상머리에서 활짝 웃어주니 밥맛이 절로난다.
 
 
 
 
코끝으로 전해오는 향긋한 냄새...
\'어라 이 꽃에서 이런 냄새가 났었구나...풀냄새와도 같은 고향냄새...\'
어느 향수매장에서 이런 향기를 팔던데...난 그향기에 한동안 취해있기도 했지
내 고향 냄새가 차가운 유리병속에서 솔솔 피어올라서...
 
 
 
 
나이들어감이 훈장은 아니지만
그저 흔적없이 왔다 흔적없이 살다 가버리는 들꽃이 차암~~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