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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BY 27kaksi 2006-07-02

삶의 의미
한정희 2006.07.0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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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말 이기적인 동물이다.

특히 나는 어려운일이 닥치면 잘 대처 하는 능력이 없는 탓에

내게는 그런일들이 안 오리라고 믿고 살아왔다.

교만하고, 치기어리고, 자만심에 차 있던 나는.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로 닥친 불행을 이번에 겪었다.

많은 분들이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나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며

위로와 격려를 보내 주었고,진심으로 기도 해 주며,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난 지금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밝은 빛 앞에 서서 이글을

쓴다. 오직 감사 하는 마음으로.....

 

나의 삶의 의미였던 남편이 갑자기 퇴근 무렵에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6월 16일 오후5시30분경-

구로 고대 병원 응급실...

응급실이라니.....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가는 중에 신경외과 의사의 전화를 받았다.

빨리 CT를 찍어야 하는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의 머리는 하얘지기 시작 했다.

채 1시간도 되기전에 그와 통화를 했었는데.....

두딸과 아들에게 급하게 전화를 했다.

내가 병원에 도착 했을때는 그는 심한 두통을 호소했고, 의사는

뇌출혈인데 출혈량이 많아서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곳에서는 지금 할 수가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개인 엠블런스를 타고 그의 옆에서 아이셋과 지독한 위급사이렌을

들으며 은평구의 무슨병원으론가  달렸다.

이럴때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강해져야해! 아랫 입술을

물었다. 계속 눈물이 흘렀다.

늘 멀리서 듣던 응급차 사이렌은 어찌나 정신을 혼미 하게 하던지...

조박사님의 배려로 다시 고대병원으로 돌아오고.....

왜 병원이 그러냐고 따질 입장이 아닌 우리이고 보니 다시

병원에 와서 응급처치로 그는 중환자실에 들어 가고, 우린 주치의

정규화 선생에게 그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들었다.

\"동맥혈관 기형\" 출혈량이 많아서 걱정이고 다행히 출혈 부위가

장애가 되는 부분은 아니라서, 그중 다행이고,

걱정은 시력쪽에 이상이 좀 생길 수도 있다는.....

하루에 두번의 면회가 허락 되는 중환자실에서 그의 험한 고통이

시작되고, 우리 가족은  밖의 의자에서 24시간 대기 하는 인고의

시간이 시작 되었다.

수술실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위급한 환자는 계속 들락거렸고

초조한 가족들과, 죽음도 보았다.

통곡 소리와 신음소리, 분분한 환자들의 상태와, 가족들간의

다툼도 보았다. 삶이 이런 것이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

왔던 얘기들이 현실로 닥아들어 더구나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의 시간속에서 생명을 붙잡고 싸우고 있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우린 절망과 희망을 왔다 갔다 하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1주일이 흘렀다.

하루에 정오와 오후 6시의 면회시간, 가운을 입고 신발을 갈아

신고 혼자씩 잠깐 환자를 볼 수 있는 시간이 30분.

그의 손을 잡으면 힘이 있다!

희망이 있다! 그의 발에 온기가 느껴진다.

.그는 두통을 호소 하면서도

\"당신은 꼭 이겨 낼 수 있지?\"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저 밖에 나와 눈물을 쏟아 내는 것이 고작인 나의 무능력이

안타까웠다. 수면 부족과 식욕을 잃은 아이들과 내가 조금씩

초조하고 지쳐 갈때쯤,

김무철 보호자님을 찾았다. 입원실로 올라 갈거니 원무과에서

계산 하시고 대기를 하랜다.

우린 뛸듯이 기뻤했다.

그래, 이젠 된거야! 잘 견뎌줄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잘 견뎌준

그가 너무나 고마웠다. 감사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2인실로 밤늦게 옮기고 그의 머리에 얼음 수건을 계속 갈아 주며

힘든 밤을 지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다는 것, 그의 손을 잡고 그의

고통을 옆에서 같이 지켜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했다.

6인 병실로 옮기면서 그는 차츰 차도를 보이기 시작 했다.

끊임 없이 찾아와서 격려 해 주는 분들이 많기도 많았다. 그들의

기도와 사랑이 그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올라 오신 가족들, 가족의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찾아와

주던 친구들과 교인들, 여러번 와 주신 전도사님......

아이들도 나도 조금 힘이 생겼다.

새삼 힘이 되어준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병실의 사람들이

칭찬한다. 든든한 아들, 건강하고 긍정적인 딸.

행복한 가족이라고 모두들 말해 준다.

우린 이번 기회에 더욱 큰 사랑을 배웠고, 감사함도 배웠다. 

우리병실에는 장기 환자가 있다. 같이 아파하고 서로 위로 하며

정이 들어 간다.

같은 방의 다른 환자들의 사연과 병증에 대한 것을 보면서

신경외과 병동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계속 사연과 사례담을

듣고 있다.

3주가 되었다.

약도 떼고 거동을 시작 했다. 기운이 없어서 잘 못걷지만

그는 일어 섰다.

화장실도 가고 앉아서 밥을 먹는다는게 이렇게

감사 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마 가까운 시일에 그는 뛰고 걷고, 찬양하고,또 사랑하며

살것이다. 앞으로 더 감사하고 봉사하며 베풀며 살것이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동안 기도로 도와주신 교우님들과. 지인들, 친구들,가족친지들,

그외에 물질과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