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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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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BY 올리비아송 2006-07-02

 
 
 
 
큰아이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엄마의 형부가 갑자기 돌아가셨단다.
시골에서 어릴적 상경하니 의지할곳없이 힘들어 할때 아버지같이 때론 오빠같이 잘 대해주셨던 큰형부인데
돌아가셨다니 가슴한쪽이 풀썩 주저앉는 마음을 감출길이 없단다.
내가 그 엄마의 형부를 알아서가 아니고
내가 그 엄마의 언니를 알아서가 아니라
형부를 떠나보내는 그 엄마의 마음을 달래려 장례식장을 가기로 했다.
 
 
 
 
\"우리집으로 와 같이가게...\"
\"저는 그 엄마 형부를 잘 모르는데요....안갈래요..\"
\"꼭 그 형부를 알아서만 가야되나 사람사는세상 언젠가는 나도 가야하고
 또 언젠가는 내 피부치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좋은일도 가봐야 하고 나쁜일도 가봐야 하는게 인간사인데
 그래도 마음한구석 덜컹 내려앉은 기분 그나마 달래주러 가는거지...가자..\"
\"전 안 갈래요...\"
\"좀 서운해 할지도 몰라....같이 가자...\"
\"전 .......\"
평소에 그래도 서로 친밀하게 지냈던 사이인데
그렇게 그 엄마는 냉정하게 갈길을 뿌리쳤고 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한번의 회오리가 이미 지나간듯 이젠 고요와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잘 다녀왔어요?\"
\"응...가지 그랬어  너무 고마워 하던데...형부돌아가신곳까지 와줘서 고맙다 
 고. ..꼭 그 소리들을려고 간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엄마 슬퍼함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음 다행이지  모....그런데 왜 안가려고해?\"
\"사실은.....저.....무섭거든요...그런대 가는거...아직 한번도 안가봤어요..\"
\"우리내 나이가 점점 좋은일 보다는 어렵고 힘들고 슬픈일에만 더많이 초대가 되는 나이가 
 되가는거지....자꾸다녀봐야 해 ...그러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고 ...
 나의 삶을 다시한번 되새김길 해보는 시점도 되고...\"
\"그래도......\"
아마도 나이가 아직은 어려서 그럴지도 모르지 나도 그만한 나이때는 좀 섬뜩한 기분도 들었으니까..
 
 
 
 
 
며칠이 지났다.
또 한명의 친한 엄마가 친정아버지 상을 당했다.
지난번에도 안가려고 했던 그엄마는 또 안가려고 마음을 먹었나보다.
살살 달래보았다.  다행이 이번엔 따라나선다는데
밤늦은 12시에 전화가 온다.
\"저.....갈려고 마음먹었었는데요....옷이 없어서요....다 색깔이 화려한데...어쩌지요?\"
\"옷이 모 그다지 중요한가 마음이 더 중요하지....그리 가도 다 이해할꺼야,
 그럼...같이 가는 언니한테 사이즈가 비슷하니까 부탁좀 해봐...\"
목소리가 그냥저냥 안가고싶은 말투다.
 
 
 
 
 
다행이 아침에 일찍 만나서 옷도 빌려입고 아름아름 잿빛 하늘을 가르며 자유로를 달렸다.
4명중에 나이가 가장많은 언니가
\"앞으로는 이런일이 있음 자주 다녀야해...다니다보면 다 익숙해지고
무서움도 잠시고....예전같이 관이 내눈앞에 보이는것도 아니고 그저 장례절차만 밟는 곳인데 어때...나두  사십이 훌쩍 넘고나니 사계절마다 검거나 하얀 정장이 꼭 필요하더라구\"
\"그래도 전 아직...무서워서요..지금도 막 떨려요...귀신이 절 확 잡아갈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다 그래..누구든..그렇지만 다음에 더 괜찮을꺼야...\"
 
 
 
 
 
아침일찍 도착한 장례식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뻘겋게 끓여진 육개장이 나오고 난 아침을 안먹은지라 익숙하게 목으로 넘긴다.
두런두런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해가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얘기하는 그 엄마...
\"저기....그만 가지요...뒤가 좀.....\"
끝내 그 자리에 있기가 싫은가보다. 
아이들 학교에서 올시간도 되었고 서울에서 먼 교외이고 보니 갈길을 재촉했다.
 
 
 
 
\"울엄마 아버지는 시골에 계신데 돌아가시면 서울에서들 가겠어요?\"
\"마음이 닿으면 어디에선들 안찾아 가보겠어...그거 걱정해서 안다닐려고 했던거야?  야속한 사람 같으니라고....\"
\"그래두....너무 멀잖아요......그러니 안가고 안오고.....하면 서로 편하잖아요..\"
\"사람사가 그리 서로서로 이익이 아니면 뱉어내고 득이다 싶으면 삼키는것만은 아니라 생각해......\"
 
 
 
 
 
 
어느시인이 이런말을 했다.
고물고물한 어린아이 돌잔치며 백일잔치는 하늘나라에서 금방내려온 아이들이니
따끈따끈한 하늘나라소식을 전해들으러 찾아가고
또한 하늘나라로 떠나는자를 만나러 가는 장례식장에는 하늘나라에 가면 나좀 잘 봐달라고 얘기해달라고 부탁하러 간다고...
 
 
 
 
 
그러니 어딘들 안갈 수 있으랴...내 수족이 다하는 날까지 하늘에 덕을 쌓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