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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92

4년만에 돌아옵니다,에세이방식구여러분!


BY 도가도 2006-06-28

안녕하세요?  에세이방가족여러분..

도가도라는 별칭을 가지고 4년전에 짤막하게 내왕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20편정도의 글을 남기고(2,3개의 글은 사정상 삭제했지만) 갑자기 사라져 버렸죠..

그때 많은 분들이 이혼위기에 놓인 제상황에 맘아파하시고 위로해주셨었지요.

아리님,올리비아님,개망초꽃님,동해바다님은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계셔서 반갑고

그 지구력에 놀랐습니다.

행우니님도 간혹 오시는 것 같고....

근데, 윗분들이 절 기억할 수 있을지가 좀.....워낙 짧게 활동해서....

후리지아님은 제가 여기에 발길을 끊고 나서도 한동안 계속 연락을 드렸드랬습니다. 

등단도 하셨구요.

지금은 연락을 못하고 있지만,

연락이 될때까지만 해도 그분의 삶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갑자기 에세이방을 포기한 것은

직업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뭔가 일이 하나 생기면 다른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없는 성격탓에

그리고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솔직히 에세이방이 머리속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10년이 넘은 아파트지만 제명의의 집도 생기고 경차지만 차도 있고

우리 딸들은 착하게 커서 벌써 초등5년,3년 이렇게 되었구요.

 

전남편은....

저와 이혼하기전부터 여자가 있었더군요.

이여자는 나에게도 곧잘 전화를 했었습니다.

첨에는 둘이 다시 합치라는 건방진 전화를...

그이후에는 애들때문이라도 나는 아직 남편에 대해 미련이 있는것 같으니,

제발 데려가달라고 도저히 같이 못살겠다고.ㅎㅎㅎㅎㅎ

그래요. 전남편은 점점 폐인이 되가고 있는거지요.

지금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찌 사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래도 없이 남자는 집과 여자가 아쉬워서 여자는 남자와 돈이 아쉬워서

또는 더러운 정도 정이라고 그냥저냥 같이 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같이 사는지는 모르것지만....

 

저는 한 3년은 열심히 살았습니다.

먹고살아야한다는 하나만 보고 살았습니다.

하나씩 살림살이를 늘이는 행복을 만끽하고 살았습니다.

이 가냘픈 내가 이런 힘이 있구나..

나도 돈벌이를 충분히 할 수 있구나...

스스로를 대견해 하면서..점점 나를 사랑해가면서....

지금 나의 대한 존중심은 많이 커졌습니다.

 

하지만,작년부터 모든 것이 귀찮고, 돈으로 해결하는 행복도 이제는 그다지 재밌지가 않아요.

돈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목표가 없어졌어요.

목표를 세울만한 절박한 것이 이제는 없어요.

억지로 만들어 내는 목표는 곧잘 허물어지네요.

 

아, 목표가 있긴 하네요.

정말로 좋은 남자를 만나 성실하고 떳떳한 내가정을 드러내고 싶어요.

자랑스럽게, 밝게 나도 남편이 있고, 애들아빠가 있다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요.

남편이 없이도 잘 살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지만,

남편이 없음으로써 겪어야 하는 당황스러움들과 세상에 주눅듬은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런데, 남자를 전혀 겪어보지 못하고 사네요.

제 일이 학습지 방문교사이다보니, 직장에 가도 여선생들뿐,

집을 방문해도 어린 학생과 어머니들,

밤까지 일하는 덕분으로 술렁대는 밤문화는 겪어볼 수도 없고,

채팅으로 남자를 사귀는 것은...

첨 인터넷 개통했을때 몇번 채팅을 해봤지만,

별재미를 못느껴 지금도 관심이 없고..

성격상 이웃들과 어울려 지내지도 못하고,

그보다도 더 큰 이유는 차라리 저 혼자면 괜찮지만,

여자애들 둘과 이렇게 셋이서만 사니,

나를 이웃들에게 드러내면,

요즘 같은 세상에 도둑이나,성범죄가 보다 더 쉽게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

사실 그런 것들은 알고지내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법이잖어요.

그래서 뜻하지 않게 신비주의 전략으로 이웃들과 상대해 오고 있죠. 

(그 전략이 지금까지 잘 먹히고 있습니다.ㅎㅎ)

제가 그나마 알고 있는 주변에 소개를 부탁하지만,

이혼남,사별남이 별로 없네요. 총각은 싫다고 했거든요.

왜냐구요. 아무래도 아픈만큼 성숙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총각은 자식을 필히 낳아줘야 할거 아니에요.

난 더이상 자궁을 부풀리고 싶지 않아요.

에세이방에서 요즘 살짝 유행하고 있는 헛헛증을 없애려고

취미도 가져보려 하고 동창회모임도 참여하고 하지만,

자식 둘 건사하는 것에 치여 돈들여하는 취미가  참 쉽지가 않고

동창회사이트에 글 남기면 내글은 어렵고 길어서 읽기가 힘들다는 소리나 듣고....

참 재미가 없습니다.

에세이방에서는 길지도 전혀 어렵지도 않은 내용들이 동창들은 버겹다네요. 

지금처럼 골치아픈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두달전쯤부터 문득 아줌마닷컴 에세이방이 생각이 났습니다.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음란사이트가 먼저 뜨더군요.

다시 잘 검색했습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혹 없어진 건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그런데 아줌마닷컴이 예전보다 훨씬 더 삐까뻔쩍해졌고

여러분들의 글솜씨 또한 굉장히 출중한 걸 보고

두달동안 많이 기죽어 함서 나를 알려 말어 고민 많이 했습니다.

(순신이 친구도 아닌디...여러분은 적도 아닌디...)

그러나, 날 치료할 방법은 이제 여기 밖에 없다 생각되어

에이 모르겠다,저질러 버리자 심정으로 글 올려버립니다.

 

가출했다 돌아온 이 딸을 부디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