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해에 유난히 비가 잦아서
세상 끝자락에서 잠시 우리집에 모시면서
거실 밖에서 마당에 비 떨어지는 것을 하염없이 보시던
그 모습때문인지 비 오는 날엔 항상 우울해지는것을~~~
그런 내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처음으로 생각들게 한 사건은
두고두고 나의 뇌리 아주 깊숙히 박힌 상처가 돼 있다
아마도 늦은봄 아니면 초여름 시기적으로 지금과 엇비슷한 시기였을것이다
그 시절 벌써 사십년 가까이 흐린 일이니
내가 초등학교 입학전 이였으니 나이는 기억이 나지않는데
이른 아침 바깥에 아줌마들 싸움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 바깥으로 나와보니
사랍밖에 뒷집 아주머니와 윗마을 (동네가 큰 관계로)우리집에 자주 오시던
아주머니가 큰 소리로 싸우고 있었다
싸움에 원인은 울 엄마가 제공한 셈이였다
그때만 해도 아버지의 외도로 우리집은 거의가 엄마 품앗이로
살아가는 형편이였으니 난 어버지 얼굴도 잘 모르고 어린시절을 보냈으니까
다행히 우리엄마는 말없고 신체 좋고 일도 잘 하셨던 걸로 기억된다
며칠전 윗마을 아주머니로 일을 해주기로 했는데
울 뒷집은 좀 부자였고 고로 워낙 없는 형편에 그집 품앗이을 많이 해 오셨고
또 가끔씩 도움을 받고 사셨던 형편이다 보니 그 집에서는 우리 엄마를
하인처럼 언제던지 그 집일을 우선 해줘야만 했다
그 날도 결론은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일을 해달라고 한 모양이였다
때마침 윗마을 아주머니가 오늘 어디로 일하러 오라고
전하러 왔다가 서로 자기 일을 해야한다고
싸움이 벌어져 그저 우리엄마는 아무 말도 못하고
부엌에만 있는 것이 왜 그렇게 부끄럽고 불쌍하던지
그 일이 있은 후로 윗마을 아주머니도 우리집에 뜸하게 오시다가
결국 멀리 이사 가신것으로 기억한다
오실때마다 나를 참 이뻐하셨다 자기네 막내딸 하자고 많이 꼬셨다.
그래도 이쁘고 똑똑하다고 어른들 입에 좀 오르내린 편이였으니까
그 후로 난 엄마가 시러하는 일은 될수 있으면 안 하고
수 많은 유혹이 있어도 항상 엄마를 생각 하면서
바르게 자랐다.
남한테 손 가락질 받는 일은 절대 하지 말자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자 착한 딸이 되려고
그 일로인해 우리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것을 알고
행여 마음이 흔들리면 엄마 욕먹이는 일은 절대 안하기로
마음 속으로 다짐 하면서 살았다
뇌종양이란 큰 병을 얻어 삼개월 시한부 인생을 사시면서
더 살고 싶은데 그래야 언니네 들 좀 잘 사는거보고 싶다고
늘상 하셧는데 야속하게 병원에서 말한거처럼 그 삼개월의 시간밖에는
더 엄마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니 걱정은 안한다고 항상 말씀 하신것으로
효 아닌 효를 결국 엄마한테 제대로 효도 한번 못 해드린 것 같아
생각하면 가슴만 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