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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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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싸움


BY 달무리 2006-06-16

비가 오면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해에 유난히 비가 잦아서

세상  끝자락에서 잠시 우리집에 모시면서

거실  밖에서 마당에 비 떨어지는 것을 하염없이 보시던

그 모습때문인지  비 오는 날엔 항상 우울해지는것을~~~

 

그런 내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처음으로 생각들게 한  사건은

두고두고  나의 뇌리 아주 깊숙히 박힌 상처가 돼 있다

아마도 늦은봄 아니면 초여름 시기적으로  지금과 엇비슷한 시기였을것이다

 

그 시절 벌써 사십년 가까이 흐린 일이니

내가  초등학교 입학전 이였으니   나이는 기억이 나지않는데

이른 아침 바깥에 아줌마들 싸움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 바깥으로 나와보니

 

사랍밖에  뒷집 아주머니와  윗마을 (동네가  큰 관계로)우리집에 자주 오시던

아주머니가 큰 소리로 싸우고  있었다

싸움에 원인은  울 엄마가 제공한 셈이였다

 

그때만 해도 아버지의  외도로 우리집은 거의가  엄마 품앗이로

살아가는 형편이였으니  난 어버지 얼굴도 잘 모르고 어린시절을 보냈으니까

다행히 우리엄마는 말없고 신체 좋고 일도 잘 하셨던 걸로 기억된다

 

며칠전 윗마을 아주머니로 일을 해주기로 했는데

울 뒷집은 좀 부자였고 고로 워낙 없는 형편에 그집 품앗이을  많이 해 오셨고

또 가끔씩 도움을 받고 사셨던 형편이다 보니 그 집에서는 우리 엄마를

하인처럼 언제던지  그 집일을 우선 해줘야만 했다

 

그 날도 결론은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일을 해달라고 한 모양이였다

때마침  윗마을 아주머니가  오늘 어디로 일하러 오라고

전하러 왔다가  서로 자기 일을 해야한다고

싸움이 벌어져 그저 우리엄마는 아무 말도 못하고

부엌에만  있는 것이 왜 그렇게 부끄럽고 불쌍하던지

 

그 일이 있은 후로 윗마을 아주머니도 우리집에 뜸하게 오시다가

결국 멀리 이사 가신것으로 기억한다

오실때마다 나를 참 이뻐하셨다  자기네 막내딸 하자고 많이 꼬셨다.

그래도 이쁘고 똑똑하다고 어른들 입에 좀 오르내린 편이였으니까

 

그 후로 난 엄마가 시러하는 일은 될수 있으면 안 하고

수 많은 유혹이 있어도 항상 엄마를  생각 하면서

바르게 자랐다.

 

남한테 손 가락질 받는 일은 절대 하지 말자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자 착한 딸이 되려고

그 일로인해 우리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것을 알고

행여 마음이 흔들리면 엄마 욕먹이는 일은 절대 안하기로

마음 속으로 다짐 하면서 살았다

 

뇌종양이란 큰 병을 얻어 삼개월 시한부 인생을 사시면서

더 살고 싶은데 그래야  언니네 들 좀 잘 사는거보고 싶다고

늘상 하셧는데 야속하게 병원에서 말한거처럼  그 삼개월의 시간밖에는

더 엄마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니 걱정은 안한다고 항상 말씀 하신것으로

효 아닌 효를 결국 엄마한테 제대로 효도 한번 못 해드린 것 같아

생각하면 가슴만 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