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사망 시 디지털 기록을 어떻게 처리 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0

(4)형부 ....언냐 기일이 언제죠?


BY time 2006-06-16

제 엄마 품으로 돌아가도
혹여 야단맞을 일은 없는 지
큰 이모는 늘 언냐 일에 노심초사였다.
어릴적부터 품어키운 딸이나 마찬가지였으니
그럴 수 밖에.

하루는 나랑같이 갔다온 목욕 바구니를 보더니
시꺼먼 때가 끼인 머리빗을
헌 칫솔로 씻으면서 큰이모가 웅얼거렸다.

긴 머리칼 감을때
이걸로 쓰윽 빗으면 금방 빠질텐데..
이렇게 시꺼먼걸 그냥 가져오면 혼날텐데..

이미 방으로 들어간 언냐귀엔 들릴 리 없었고
그걸 씻고 있는 큰이모 곁에서 언냐 대신 내가 서있어야 했다.

공부  이외엔 관심이 없는 그런 언냐가

도도하게 졸업을 하고 버젓한 직장에도 들어갔지만


가끔씩 마루끝에 앉아 혼이 빠진 듯
옆사람을 인식하지 못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가끔 있었다.
그만큼 나머지 가족들의 시름도 늘어갔다.

약으로 조금씩 다스려지는 즈음에
맘 푸근한 형부를 중매로 만나 사랑을 키우더니
형부품에서 그 사랑이 익어갔다.

 

아이가 태어나고

언냐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살림을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에 익지 않은 일들이라 널 서툴렀지만

너그러운 형부가 다 감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