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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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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형부..언냐기일이 언제죠?


BY time 2006-06-14

중학을 친부모와 동생들 사이에서

섞이듯 못 섞이듯 지내고

고등을졸업하던 해에

 

이모부께서 지병으로 그만 돌아가시는 바람에

언냐의 진학문제에 걸림돌이 생겼다.

 

공부도 꽤 잘해서 총명한 언냐 였는데

동생셋을 아래로 쭈욱 둔 언냐에게

4년제 대학은 꿈같은 얘기가 되어버렸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빨리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

결국 지역대학 임상병리과에 입학했다.

그 당시 지역뉴스에 사진까지 나왔다.

 

그럴수 밖에.

성적이 남아돌았으니 수석입학은 당연한 일 이었다.

 

그날이후로

언냐는 이런저런 내색없이 열심히 살아냈다.

가끔 툇마루에 걸터 앉아서 멍하니 먼산을 보는 일을 빼곤.

 

방학때가 되면  나랑 동갑내기 여동생이랑

셋이서 솜이불 서로 덮어줘가면서

잔잔한 통기타 노래로 밤깊은 줄 몰랐고

 

설겆이도 옆에 서서

셋이서  하면 금방 끝났었다.

 

사춘기 소녀에게

대학생의  연애감정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촌뜨기 남학생이  이모집 대문간에 와서

언냐를 목메가면서 기다리는 얘기는

쿡쿡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그 촌뜨긴 제 풀에 지쳐서 나가떨어졌지만.

그 시절엔 연애하는걸 수치로 생각했으니..

 

곧기로 유명한 세침떼기 언냐가

받아줄리가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언냐의 가슴에 어떤 멍이 있는지도

아무도 모른 채

세월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