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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5

속죄합니다.


BY 죄인 2006-06-12

가게를 시작하면서 자만심에 빠져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열심히 살아도 모자른데 글구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날 올텐데 어떻게 자식이랑

 

   같이 죽을 수 있어 너무 무책임해...-

 

너무 당당한 말. 열심히 살았지요. 아무도움없이 대출받아 신혼방 차리다 아파트전세로

 

새벽에 우유배달하다가 아무도움없이 식당차려고...

 

누가봐도 전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너무 당당히 삶에 대항하다가 이제는 그렇게 그럴수 밖에 없었던 분들께

 

속죄합니다. 제가 무슨 권리로 그분들이 열심히 살지않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

 

그래서 이렇게 죄를 받나봅니다.

 

아무리 더워도 차가운 어름과자는 입에도 안대던 제가 덥지도 않은 오늘밤에

 

아그작거리며 입안가득 물고 있을만큼 답답한 마음으로 자판기를 두드리는 죄.

 

아무리 울고 싶어도 엉엉거리며 울지 못 하고 슬픈 드라마 보며 그저 눈시울만 붉힐수

 

밖에 없는 죄.

 

고기얹은 상추쌈이 먹고 싶은 애들에게 그저 불린 미역쌈만을 줄 수 밖에 없는 애미의죄

 

거짓말에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에게 안심밖에 줄 수 없는 채무자의 죄...

 

너무 많지요.

 

오늘밤 이렇게 많은 죄를 다 속죄받을 순 없겠지요. 하지만 제발 속죄해주세요.

 

너무 힘들거든요.

 

 

 

삶이 힘들어서 사람들이 무서워서 빚이 많아서 누군가를 잊지못해서 자기자신을 이기지

 

못해서... 먼저가신 당신들에게 빕니다.

 

오늘 제 얘기를 보시고 저를 가엽히 여겨 제게 희망을 주세요.  당신들이 여기서 가지지

 

못한 희망. 그곳에서 늦게 나마 가졌을 희망을 오늘밤 제게 오셔서 손에 꼬옥 쥐어주세요.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