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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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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이 강한 여자와 사는것은....


BY 은지~네 2006-06-06

 

며칠전에 이 근처에 사는 남편 후배들이 부부동반으로 놀러왔다.

말이 근처지, 두시간 이상을 운전하고들 왔으니

허기도 졌을 것이고 피곤도 하였을 것이다.

준비해 놓은 음식을 허겁지겁들 먹고 있다.

아무래도 아침도 먹고 온것 같구먼.ㅎㅎㅎ

 

전채요리로 준비한 오색새우냉채와 도토리묵

그리고 회무침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김치찜과 동태전등을 갖고 가니 모두들 너무 좋아 한다.

흐믓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고 남자들은 술을 더하고

여자들은 아기를 데리고 마루바닥에 앉아서 대화를나누었다.

 

여러가지 이야기중에 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그중 후배의 부인이 말한다.

아이도 아직 없을때 여행을 다녀야 한다는데

남편은 안 다닐려고 한단다.

주일이면 성당에 가야하니까라고

내가 대답해 주었다.

안봐도 뻔하니까….

그러면서 우리집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는 장거리 여행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이제는 어디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 한다고 말하였다.

 

2년전에도 그부부는 우리집에 와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때는 그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남자가 종교에 열심이면 남자답지 못하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남자다움 이란?

나는 그렇게 대답해 주었다.

신앙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줄 아는 사람으로서, 겉으로는 온유한 성격으로

나약해 보이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내면의 강인함을 위한 빽이 바로 신앙이라고

그러니까 그부인이 그때도 여행 이야기를 하며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하였었다.

아마도 그런면에서 부부간에 갈등이 있었나 보다.

 

우리남편과 그집 남편, 사람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두집은 남자들이 신앙심이 깊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랑 결혼했기에

결혼전에는 건성으로 다니다가,

결혼후에 열심히 끌려(?)다녀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때로는 아내들이 남편에게서 서운함을 느끼는 것이다.

남편에게 내가 우선이 아니고 무언가 다른것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다른것….신앙

이사람들은 혼자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부인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남편을 내가 항상 독차지 할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가끔 뺏길것이다라고 생각 해라.

그러나 다른것에 남편을 뺏기면 남편이 망가져서 오기가 쉽지만,

이럴경우는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충만해져서

들어찬 사람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오니까

그걸로 만족해야 할것 같다고….

그녀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그부부가 돌아가고 지난날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느끼기에 남편에게 가족은 항상 나중이고

종교생활, 회사생활, 그외 다른 사회 생활이 우선이었다.

남편은 부인한다.

자신은 항상 가정을 위해서 다른생활을 열심히 했단.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가정적이냐고 한다.

물론 돈문제, 여자문제, 도박, 폭력... 어느것도 해당이 안된다..

그렇다고 시집식구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이나 효를 강요한 것도 아니다.

집에 있으면 설겆이등 집안일도 한다.

하다못해 콩나물이나 두부좀 사오라는 부탁도 들어준.

남편을 잘아는 사람들은 저렇게 신앙이 좋은 남자랑 사니,

얼마나 좋으냐고 하는데

나로서는 남편이 일찍 들어 와서 딸아이 공부도 주고

애라도 봐주는 날이 있어야 하지 않나

아이들은 아빠랑 놀고 싶어 하는데 시간에 들어온 아빠는

밥만 먹고는 그냥 성당으로

그럴때 아이들은 으아~ 하고 울고….

아무리 나에게 미안하다, 고맙다 해도

그런 모습이 반복되다 보면 내가슴 한쪽이 허한것은 어쩔수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후배부인도 생각이 나고

신앙심이 강한 여자들의 남편들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분명 종교에서는 말하기를 가정이 우선이니까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나서 신앙생활을 하라고

그러나 사람이다 보니 한계가 있고 하다 보면 욕심도 생겨서

열심히 빠져 들어서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가족보다는 신앙이 우선이 되어서

배우자에게 자식에게 본의 아니게 소외감을 갖게 만드는것 같다.

나또한 성당에서 만났고 남편이 그런 사람이란 것을 알고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남편의 그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까지,

남편이 나의 마음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으니….

 

정도의 차이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겠지만

부부가 살면서 서로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우리가정이 이만큼 되기까지는 남편의 기도가,

또 아내의 기도가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부부 모두가 최우선 순위에 신앙을 두면 문제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