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말씀에도 있고
속담에도 있더라
제 부모를 저주하면 삼대가 망하리라 ~~
그렇지만 저주 비슷하게 하련다
울 어머니라는 여자를
아버지와 열 한 살 차이나는 울 엄마
신식 학교를 나왔다고 자랑은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의문사 땜에
폭삭 망한 집안의 3녀1남의 셋째 딸
어찌어찌 온갖 사연 안고 울 아버지에게 시집이라고 왔지만
키만 장대 같고 성격은 온순 소심
물러터진 신랑이 영 맘에 아니 찼겠지
아이를 다섯씩이나 낳을 동안
몇 번의 가출과 외도를 일삼더니
내 나이 아홉 살 되던 해
기어이 우리 곁을 떠나 버렸다
마치 먼지 털어 내듯 다섯 자식과
가정을 미련 없이 탈탈 털어 내고 치마꼬리 휘리~릭 움켜쥐고선 말이지
(내 상상이다 )
막내 동생이 두 살이었다
난 엄마에게 걸핏하면 머리채를 잡혀 끌려 다니곤 했어
오 남매 중 위로 오빠 둘 밑으로 딸 셋인데 그 중 내가 맏딸이자
중간이니까 젤 만만했겠지
삼일 씩 집 비우고 들어오면
청소 안 했다 매질
한달 만에 들어와선
머리에 이 많다고 매질
놋그릇에 녹 생겼다고 여리디 여린 내 어린 뺨을 이리 찰싹 저리 찰싹
젊은 저를 붙잡고 있는 새끼들 꼴 뵈기 싫고 지겨워서
또 때리고
키 만 크고 무능하고
바보온달 같은 서방이 못 견디게 싫고 그리하야 속이 썩어나니
또 날 패야 하고 ..
이런 이유 저런 이유 말 같지 않는 이유로
들어오기만 하면
하여튼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초등학교 1년 생인 애를 개 패듯 패 놓고는
한 삼일 집안에 온전히 엄마 노릇하나 싶으면
다음날 아버지 장사 나간 후 얼굴에 분을 회칠하듯 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곤 또 함흥차사
엄마가 집에 없는 날들이 오래 가면 갈수록
내 몸의 멍이 삭고
마음의 상처가 멍처럼 삭아 지던 지옥 같던 날들이었다
내,,나를 스스로 못났음을 알았던 것도
엄마 때문이다
엄마는 다섯이란 아이를 낳았는데
내가 젤 못생겼다고 주야장창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 엄마 앞에서는 밥조차 못 먹었다
\"가시나가 우예 저리 몬 생겼노 주둥이는 툭 튀어 나와가지 곤
저리 가라 ! 안 보이는데 가서 처 묵어라 !
난 사실 입이 크고 거기다 툭 튀어나온 전형적인 추녀 얼굴이다
근데 우리 형제 누구도 나 같은 생김새가 없으니 무신 조화인지
그렇다고 그것이 우째 내 죄인가 말이다
.어찌되었든
엄마는 떠나고 착하지만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겪었던 그 고생
으~말로도 글로도 .. 할 수는 있지만 길어서 생략 !
난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했다
동생을 업고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땔감을 해 대고
그 와 중에
작은 오빠에게 얻어맞기도 하느라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생각도 잊고 살았다 뭔 정신이 있었으랴
그리고
식구 중 그 누구도 저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겠다고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는 이도 없었고...
그 때부터 일거다
엄마의 사랑 없는 심한 매질과 미운 오리새끼처럼
차별 받던 철없고 매정한 엄마의 편견에 찬
자식 사랑 속에
자신감 없고 주눅들고 열등감으로 성장기를 보냈으니
성격장애를 앓았던 것 같다
엄마의 가출도 한 몪 단단히 했고
남편
저도 별 볼일 없는 처지에 가난하고
못 배우고 못생긴 날 택했으면서도
그토록 싫어하고 무시하고 방치 유기한
그 속내도 알고 보면
늘 주눅들어 어두운 표정에 비굴한 모습
피해의식이 잔뜩 몸에 밴 어정쩡하고 촌스럽고 못나뵈는
어설픈 내 행동거지에서
아마 절반은
정나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여기까지 쓰면 내 모습이 아컴 님들께 상상될까?
난 흠....
펄벅 여사의 대지에 나오는 왕릉의 아내 오란이 흡사
나라고 생각한다
그 책을 하도 읽고 읽어서 눈감고도 외울 수 있다
오란이 꼭 나다 !
오란 보다 한가지는 나은게 있다면
이렇게 글로써 마음을 드러내는 재주? 가 있긴한데 ..그거야 오란도 이 시대에
태어났음 했을걸
추하게 생겼지만 현명하고 슬기롭고 용감한 그녀였으니까
무능해서 마누라에게 버림받고
자식 다섯 눈물로 키워낸 울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여우같은 울 엄마 짜~잔 하고 나타난다
집나간지 30년
혹 우리가 찾을 까봐 박정권 유신시대에 이름 호적 다 새 것으로
갈아서 버젓이 아니 당당히 살아왔더구먼
대단한 여자 나의 엄마 이름 김명순 ...
재가를 해서 아들하나 두고 그 아들 잘 키워 보겠다고
하나님을 얼마나 심하게 믿었던지
종로에 있는 무슨 큰 교회 집사님 되셨다나
우스운 것은 아직도 나를
저가 때리면 때리는데로
맞고만 살던 그 순둥이 새낀 줄 알고
날 보고 저를 보살피며 살란다
남편도 없고 보아하니 형편도 좋지 않은 것 같으니 ...
그리고 하나님 믿지 않는다고 난리다
자기는 천당가는데 불쌍한 나는 천당 못가서 어찌 하냐면서 .. 지랄 ..
돈이 없어 궁하여지니 지 발로 찾아온 자식들 앞에서
왜 그리 말은 청산유수 이던지 ..
(큰 오빠가 자수성가해서 잘살거든 )
결국 오빠들에 의해 쫓겨갔다
다시는 안 오겠지
난 살아오면서 인간 탈 만 뒤집어 쓴 짐승을
딱 둘 만 안다
내 엄마라는 이와 예전 내 남편이란 작자 (심했남 ? 용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