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수를 못 마신다

생수를 마셔도 채 두달을 못간다

어렸을적 나는 산속 옹달샘물 우리집 물을 먹고 자랐다

1981년부터 수도물을 마셨고 1984년부터 서울의 한강물을 마셨다

언제부터인가 서울의 한강물이 죽음의 강물이 되었다

물고문의 대명사로 이르러었고 요단강을 넘어가 죽음의 강에 도달하는 자살의 장소가 된 것은 물이 생명의 태동 시기로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 갈구라는 거다

1993년부터 한강물을 끓여먹기 시작했고 그것이 급기야는 보리차에서 쑥 느릅나무 결명자 그리고 옥수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물을 끓여 먹을때 그것은 세균까지 정수되지 않아 끓여 먹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요즘은 무엇을 넣고 끓일까로 고민한다

어느날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먹은 생수가 있어 물도 상품이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생수 맛이 좋고 맑아 두어달을 사다 마셨다

지하 암반수에서 끌여 올려 받은 샘물이라기에 아무 생각없이 마셨는데 두어달이 지나고 나서 귀가 아프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나는 유독히 생수 먹은 표시가 났다

그리고 두달후 나는 생수를 끊었다

먹는 샘물 구입을 하고 싶어도 두달을 못가니 겁이나 선뜻 사지도 못한다

정수기를 구입하고 싶은데 그것은 매일 필터를 청소하고 교체해 주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아 살아있는 물맛 보기가 여간 힘들다

어쨌든 남편은 물맛이고 애인은 꿀맛이라는 늘 한결같고 변함없는 영원한 물맛이 선택에 따라 많이 달라지고 있다

내일 아침 약수터 물이나 받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