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특정 국가와 국민을 모욕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70

열번은 용서 할게요.(마지막)


BY 오월 2006-05-29

널,만나기전 난 방탕한 생활을했었고 처음 결혼하고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해 니 속도 많이 끓여 줬지만

그 이후 난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였다고 자신해.

넌,이렇게 가슴에 손을얹고 나에게 부끄러운게 없어.

**********

**********

나에게도 본인에게도 익숙치않은 진한 술냄새와 뜨거운

입김을 훅 뿜어댄 남편이 자리에 누워 또,등을 보이고

돌아눕습니다.

옆으로 슬쩍 보이는 남편눈에 주루룩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잠못들고 뒤척이는 내 귓가에 부끄러운거 없느냐는 물음이

메아리처럼 자꾸만 두번세번 반복되어 들려옵니다.

 

부끄러운거 어디까지 무엇까지가 부끄러운 행동인지....

네명의 남동생을 길러내며 그 흔한 데이트한번 못해보고

순백의 흰 드레스가 조금도 부끄럽지않은 신부가 되어

시집와서 지금까지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았는데,왜 그런말을

했을까.난 자존심 하나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이상 내입으론

말할수 없다.그건또 무슨말.

 

우리 부부 거의 24시간을 붙어삽니다.

그런데 별나게도 부딪치는일 없고 저녁밥을 짓기위해 조금일찍

퇴근하는 나를 불러내 벽카페 커피를 두잔들고 아파트 잔디밭에

앉아서 시간가는줄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 집에 들어가곤했지요.

그런세월을 살다 난 밤 낮으로 바빠졌고 경기는 점차 침체되어

남편의 외로움과 앞날에 대한 불안감 거기에 옛날의 아내가 아닌

조금씩 날카로워지는 모습에 외롭고 서럽고 슬프고 많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난 어차피 시작한거 빨리 끝내고 마음편히 다시 내자리로 돌아

오겠다고 날배려해주지 않는다고 남편한태 서운해했으니 ...

단 한번도 사무실밖으로 나가보지 않고 그렇게 앉아 담배만

피워대는 남편.숨이막혀 목이조여 죽을것만 같습니다.

입을열면 모든것이 화근이되니 조용히 입을 다물고 눈치만 보다.

더 이상 참을길이 없어 차를 끌고 휙 늘 내가가는 어떤곳으로 달렸습니다.

 

가슴이 답답한날.

세상이 너무이뻐 마음을 주체할수 없는날.

난 그 곳을 찾아갑니다.

그 이쁜 카페에는 봄 분홍꽃잔디가 출렁이기 시작해 슬픈 눈물같은

분홍빛 금낭화가 피고 이팝꽃이 등불을 밝혀댄듯 하얗게 피고 아기

주먹같이 희고 고운 불도화 꽃이 많은 사람들의 서원을 다 품어 안은냥

휘청이고 사람 얼굴을 덮고도 남을 큰 꽃이 하얀 양산처럼 자주빛 양산

처럼 해를향해 펴있다가 비가 오는날은 젖은 드레스자락이되어 뚝뚝

눈물같은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 날도 그 꽃들에 취해 난 잠시나마 내 현실을 잊고싶었고 그때

누군가 나를 보고있는듯한 느낌이 들고 그 분위기 때문이였을까요.

시간 있으시면 저녁식사 함께하시죠.?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아직도 다랑이 논에서 개구리가 울어대고

아카시아 향기 진동하는 그 이쁜 카페에서 거짓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었습니다.

알려질만큼 알려진 우리들 작은 지방도시 아마도 그 모습이 누구의

눈에 띄어 남편의 귀에 전해진듯합니다.

변한듯한 아내의 행동은 이제 확신으로 그 확신은 그렇게 세상사

모든것을 포기해버릴 만큼 커다란 중격으로 다가왔었나 봅니다.

 

아닌데,난 남자를 만난것이 아닌데....

그래 내가 아무리 청렴결백하다해도 지금 남편눈에 곱게 보일리가

없지.그리고 하늘처럼 믿던 아내가 명분도 없는 남자와 식사를 하다니...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혹시나 남편 마음을 건드릴만한 모든행동을 자제하고 전화기까지

진동으로 돌려놓고 중요한 전화는 내가 걸도록했지요.

학교를 다니며 시켜먹든 밥을 직접해먹고 공부하는 모습도

남편앞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교와 관련된 분들도 사무실로 오시게해서 몇분 소개도 시키고

간도 쓸개도 없는 여자처럼 남편만을 생각했습니다.

 

무섭습니다.

남편의 그 돌변했든태도.

어제는 처음으로 배불뚝이 맥주병을 들지않고 집에 들어와 커피 한잔을

마시고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현장을 한바퀴 돌아보겠다며 일찍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하루종일 있던 남편이 없으니 금새 마음이 허전해옵니다.

남편이 누워있던 자리에서 아직 느껴지는 체취가 뭉클 그리움이 들게

합니다.

너무나 보람되고 너무나 힘이들고 너무나 이쁜 봄을 보내고 있는듯합니다.

잃은것보다는 결혼20년 이쯤에서 생각해봐야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은듯합니다.

 

이대로 하루하루 좋아져 지금 느끼는 거리감을 빨리 해소하고싶습니다.

혹여 훗날에 날 찾아오는 어떤분들 있어도 그 카페 어디있느냐고 데려다

달라고 떼쓰지 마십시요. 그건 오월이를 두번 죽이는겁니다.

우리들이 쓴글에 들꽃카페가 전국에 알려져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난 그아저씨가

부자가 되건말건 상관없습니다.

그냥 내 숨통을 열어준 오월의 푸르른 어느풍경일뿐.....

 

세월이 흘러 그 남자누구냐고 남편이 물으면 그때는 아마도 남편이 진실로

나를 용서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해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할래요.

나 남자 안 만났어요.

행복이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것 끝없이 노력하고 긴장할때 이루어 지는것

씨 뿌리고 물주고 집초도 뽑고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야할거 같습니다.

긴 글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좋은소식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