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58

열번은 용서 할게요.(3)


BY 오월 2006-05-26

사람이 망가진다는 것이 이렇게 쉬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넵둬,내 인격이여!!

그렇게 외치며 불러오던 남편배는 그 잘난 저녁을 아내 손에

못먹는 다는 이유 하나로 허리띠를 졸라야 할만큼 쏙,들어가

버렸습니다. 잠시 한2개월여만에 몸무계는 10키로가 줄었습니다.

술주정뱅이가 되는것도 사람이 망가지는 것도 이렇게 일순간에

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이웃 농사짓는 분들에게 피해가있어 모두 치웠던 오리들이 다시

또랑에 20마리가 놀고 진작 분양을 했을 이쁜 강아지들도 마냥

마당에 놀게 내버려 두었습니다.

가지 더덕 고추 상추 쑥갓 온갓것들이 쏙쏙 올라와 남편 기분이

풀리길 바랐지만 그 모든것이 허사입니다.

혹시 먹어줄까.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놓고 퇴근을하고 다음날 출근해

주방부터 들러보는 내 눈앞에 보란듯이 손도 대지않은 음식들.

 

그러고도 매일 저녁은 먹었다고 하니 참 환장할 노릇입니다.

하루면 몇번씩 듣는 죽는다는 이야기는 난도질 당한 가슴을 후벼

팝니다.의식없는 남편을 응급차에 싣고 큰병원 큰병원을 외치며

달릴때 실낟같은 희망을품고 이승의 끈을 놓치 말아달라고 불러주던

아이들이름 지쳐 부모님 마져 모두 돌아간 병실에서 의식없는 남편을

붙들고 울었던 그 긴긴밤.

귀신같은 모습이였지만 다시 살아나 두발로 걸어 우리집에 오든날

절대 살아서는 함께 오지 못할거라 생각한 남편이 두발로 걸어서 오든날

흘렸던 기쁨의 눈물.

남동생 어린 아들이 이승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냉동고.

 

그런 기억들이 붉은 상처들로 이제 겨우 아물어가는 붉은 상처들이

다시 피를 질질 흘려댑니다.

귀엽다는 눈빛으로 늘 들어주고 웃어주던 내 이야기들은 이제 남편을

비웃는 조롱의 말들이 되었고 희망이며 삶의 목표인 아이들과 나는

자신만 없어져주면 잘 살수있는 행복한 사람이 될거라고 말합니다.

두려움없이 부딪치며 이뤄온 지금까지의 일들은 주제도 모르고 부린

객기였고 이제야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달아

지난날을 뒤돌아보니 부끄럽기 짝이없다고 합니다.

 

남편을 두고 조금일찍 퇴근을하고 집에오면 날이 어두워 남편이 오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전화 신호음이 조금만 길어져도 숨이 막혀옵니다.

지옥이란 것이 이런것이구나.

지옥이란것이 멀리있는것이 아니구나.

혼자서 기도를 올려봅니다.

제발 부모님앞에 그리고 내앞에 남편이 먼저가는 그런일만은 없게

해달라고....

그러던 중에 알게된 한가지 사실은 남편이 많이 공들인 현장하나가

막상 공사를 시작하고 나니 경쟁업채가 일을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런것이 이유가 될수 없음을 남편을 잘 아는 저는 압니다.

그런걸로 상처를 받고 의기소침할 남편이였으면 진작 이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아니면 지지리 궁상을 떨며 어느곳에 혼자 있겠지요.

난 일년 흘릴눈물을 남편은 평생흘릴 눈물을 모두 흘린듯합니다.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으니 이제 남편입에 이어 내 입도 닫아야 하는데

철없는 아내는 오늘도 아카시아 나무밑에서있으면 톡톡 팝콘 튀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고 그 말을 못알아들은 남편은 그게 무슨소리인지를

묻고 설명하는 나를 말없이 바라본 남편이 하는말이 넌 순간의 선택을

잘못해 너의 감성을 이해 못해주는 남편을 만났다.

 

이제 거추장스럽지 않게 너에게 자유로운 날개를 달아줄태니 니가

날고싶은 곳으로 훨훨 날아봐라.

제발 제발 죽는다는 그 말만 하지 말아달라고 둘이 울다가 그래도

부모라고 아들이 들어오자 억지 웃음을짓고 연기를하고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는척 연기를 하고....

비둘기 집이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수도 있다니...

그렇게 아이가 지 방에 들어가고 우리도 문을닫고 방으로 들어간날.

남편이 너무나 많이 취했던날.

내가 많이 울던밤.

남편이 내 손을 잡아 내 가슴위에 올려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은진아!나 바보아니야.

아니 바보여도 생각도 할줄알고 눈이 있어 볼줄도 알아.

너 이렇게 가슴에 손을얹고 나에게 부끄러운게 없어.?

 

내가 비록 못났지만 니가 쉽게 조롱하고 가지고 놀다 차버려도

될만큼 나 너에게 그리살지 않았어.

그럼 그렇지 당신이 어떤 사람인데 그깟 일들로 이렇게 망가질수

있겠어요.

수없이 이유를 물어댄 나에게 니가 찾이하는 부분은 일프로 정도라고

말했지만 그 일프로가 모든원인의 이유가 된다는걸 비로소 확인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