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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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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 이야기 ... 28편


BY 김광종 2006-05-15

 

언젠가...


음주운전은 절대 안하는 나는

차를 놔두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게 됐습니다.

(정안젤라 여사에게 데리러 오라고 했지만 ... 택도 없었습니다  ㅡ.ㅡ)


지하철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나 말고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50대 중반쯤 돼 보이는 남자분이

술 취한 얼굴로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사람 많은 퇴근시간인지라 자리에 앉아 가기는 포기한 듯 

문가에 서서 한참을 가다가

문득 !

노약자석에 학생 하나가 눈을 감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50대 남자분이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50대 남자  :  이...이... 못땐 것들 가트니라고 !!!

                  요새 젊은 것들은...도대체가 싸가지가 없어서

                  어른들에게 자리도 양보 안하고... 어쩌고 저쩌고... 방방~~~


학     생    :  얼굴 불그레~~ (그러나  못들은 척... 잠 든 척...)


50대 남자  :  (더욱 흥분하여)  방~방~   방방~~


얼마나 지났을까...

좀 지나치다 싶을 만큼 흥분한 아저씨에게 나까지 은근히 짜증이 날 즈음


아저씨의 질타에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하겠던지

그 학생이 얼굴을 붉히며... 지하철에서 내렸습니다.


지하철에서 허겁지겁 내리는 그 학생은

목발을 짚고 있었습니다.


술 취한 아저씨는

그 학생이  발밑에 목발을 숨겨놓고 있었던 것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

.

.


부끄러웠습니다.


호통 치던 남자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혹시 내가

누군가를 비난할 때 ...

그 사람에게도 피치 못할  ‘목발’ 같은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생각에만 몰두하여 그 사람의 ‘목발’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남을 비난한 적은 없을까...?


누군가를 비난하고자 할 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그 사람만의 사정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배려가 부족했던 적은 없을까...? 

.

.

.

.

.

.

그러나 !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자리를 양보한 중학생... 


너  요놈시키 !!!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디 ???


그놈만큼은 

복날 땡칠이 패듯... 디지게 패 주고 싶었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