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어느날
광케이블을
설치한다고 전화국에서 기술자가 집에 온다는 전화가 왔다.그런것도
여기는 한국보다 늦다.그런데
하필이면 이날이냐?김치하는
날인데….여름날씨라
내일 할수도 없고 또 내일은 여러가지로 바쁜데…온
집안에 마늘, 생강 등 양념냄새로 가득 차 있는데……
딸아이가
김치를 다른날 하자고 한다.그럴까
? 하다가…에이
몰라.우리집이야
, 우리집!누가
뭐래, 하면서 벌려 놓은 김치거리를,계속
벌리면서 김치 담글 준비를 했다.물론
버무리는 것은 그 사람이 가고 난후에 해야지 하면서…그래도
마늘 생강등의 냄새는 온집안을 진동 시킬것이다.
이곳에
살면서 가장 불편한 일중 하나는 냄새이다.한국
음식을 하고 나서 밖에 나갈때는샤워가 필수다.최소한
머리라도 감고, 옷 갈아 입고 어디를 가야지 그냥 가는 것은 금물이다.실지로
우리아이들도 투덜거린다. 학교에 중국여자애들이 있는데한명은
냄새가 안나고 다른 하나는 냄새가 지독하단다.아마
튀김냄새와 양파, 간장 냄새인것 같다.어떤
미국아이들은 참기름 냄새도 싫어 한다.그러는 지네들은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한다.한번은
흑인아이를 차에 태워 줬더니 그아이 한테서 나는 냄새로 한참을 힘들었다. 어휴~또
인도 아이들도 특유의 냄새가 있고….그러다보니
모두들 냄새가 나는군….
여기 사람들이
냄새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또
지네들도 자기네의 냄새를안다.냄새제거용
으로 겨드랑이에 바르는 것등이 아주 잘 팔리고 있다.또
집안에서 켜는 향기 나는 초 또는 스프레이등도엄청들
좋아하고, 또 많이 팔리고 있다.
된장찌개
, 생선조림, 김치찌개등을 하는 날에,바로 먹을려고
하는 순간 누가 벨을 띵동하고 눌르면 참 황당 그자체이다.식구들은
먹으라고 하고 나만 밖으로 나가서얘기를
하고 들어온다든가 하는데…그러고
나면 이미 밥맛은 저쪽으로 달아나 있고….
또
아이들 친구들이나 누가 오기로 한 날은주로
피자나 샌드위치 같은 서양음식을 해 먹는다.그러나
안된다는 강박관념은 더 먹고 싶고, 더 찾게 만든다.어떨때는아이들을
극장등에 데려다주고서 얼른 찌개를 데워서 먹기도 한다.몰래
먹으니까 더 맛있기도 하다.그러나
생각해보면 이것이 도대체가 뭔일인가 싶다.내집에서
내음식을, 살짜쿵 먹다니….
결국
이곳에 사는 한국사람들은 한국에서 사는사람들 보다더
한국음식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정신적인 공허감에서 오는것이 아닌가 싶다.우리
남편부터 시작하여, 햄버거를 먹으면 소화가 안된다는 사람들이 많다.그래서
한국사람을 초대할때는 완전 토종 한국음식을 대접해야 좋아한다.미국에
살면 서양요리를 잘하게 되었을 거라고들 말하나 천만의 말씀이다.오히려
복잡한 한국요리에 더 익숙하게 된다.서양요리는 단순한 것만
한다.
이곳에서
미국 손님초대를 할경우,어른의
경우는 한국음식을 먹어 보겠다고 할 경우, 해주면 잘 먹는다.특히
잡채, 갈비, 캘리포니아롤, 새우냉채, 탕수육,만두종류……..이곳
사람들도 김치가 좋다는것은 신문,잡지에 가끔 나와서 알기는 안다.어떤사람은
그런기사를 오려서 우리남편에게 갖다주는 사람도 있다.그런 사람들은
특별히 김치를 먹어보자고 부탁하기도 한다.그러나
막상 주어도 그렇게 잘 먹지는 않는다.특히
같이 온 아이들은 튀김만두 정도는 먹으나다른음식
(특히나 불고기조차도)은 잘 안먹으려 한다..그것은
어릴수록 더 심하다.고등학생정도는
되어야 외국음식에 흥미를 갖는다.그래서
반드시 아이들용의 간단한 핫도그 같은 것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읽어보면 이민자들 중에서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유럽에서
온 사람들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물론
언어에서 오는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피부색깔이 다르기 때문에눈에
쉽게 뜨이고, 또 종교, 음식등이 엄청 틀려서 이질감을 갖게 되는것이란다.그러나
무엇보다 현재 가장 힘든 사람들은 이슬람교도들이라고 한다.사람들이
9/11 사건 이후로 적대감을 갖고 있으므로…
그나저나
우리에게는 너무나 맛나고 그리운 양념 냄새인데이들은
왜 싫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