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서 막 자리에 앉았는데 보니…아니! 이런
행운이!!!5
명이 앉아서 가는자리에 오로지 우리식구 세명(나와 두아들) 밖에 없는 것이다.야호
!누워서
갈수도 있고, 정말 땡이로구나 땡!!!내 옷도 안 꾸겨지겠네...
13시간을 비행기안에서 있어야 하기에 이것은 정말 좋은일이 아닐수 없었다.
잠시후
어여쁜
승무원 아가씨가 우리 있는쪽으로 온다.시댁조카가
같은 항공회사의 승무원으로 있기에,최대한 표정관리를 하고서 쳐다 보았다.
‘저, 있죠? 환자가 계셔서 그런데 여기 빈자리에 그분이 와서 앉으셔도 될까요?’
오잉
? 거절도 못하고, 에이 좋다 말았네….그러나
내가 돈 낸 자리도 아니고 더구나 환자라는데…‘
그러세요. 이게 제자리도 아니고 내가 허락할일도 아니니까, 오셔서 앉으면 되지요. 뭐.’‘
손님, 정말 감사합니다. 싫어 하시는 분도 많은데…모처럼
운좋게 이런 자리를 차지하셨는데…..’승무원은
몇번이나 감사하다고 하면서 그손님을 모시러 갔다.내것도
아닌걸로 인심 쓴격이 된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것이 그렇게 인사까지 받을 일인가 싶다.당연한
일이 아닌가?
잠시후
얼굴이 정말 피곤해 보이시는 분이 승무원과 함께 오셨다.그
전날 간단한 방광쪽의 수술을 하셔서화장실을
자주 가야하기에 승무눤에게 부탁하셨단다.우리좌석이
두자리나 비어있고 또 화장실도 가까우니딱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서로 조심하느라 말없이 잠이나 자고 하다가,긴
비행시간동안 그분과 이야기보따리가 터지게 되었다.딸네집에
산후뒷바라지를 위해 가시는데,갑자기
전날 몸이 이상이 있어서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셨단다.그러신분이
또 딸을 위해 긴 비행시간을 마다않고 가시는 길이었다.아
~ 위대한모정이여…
그분의
이야기를 대충 요약하면..모
정부기관에 계시던 남편 덕에 젊어서 외국에서 많이 사셨단다.그러다
보니 아들과 딸을, 둘 다 미국에서 공부를 시키게 되었단다.남편이
은퇴를 하신 후에 두부부는 현재 한국에서 살고 계시는데 ,학업을
마친 아들,딸이 같이 와서 행복한 노후를 보낼줄 알았단다.그런데
그만 아들,딸 모두 국제결혼을 하게 되어서 미국에 머물게 되었단다.딸은
영국에서 공부하러온 청년과, 아들은 독일에서 온 처자와…듣고
보니 모두 외로운 낯선 외국 땅에서 만난 처녀,총각들이었다.
두
집 다 미국영주권이 진행중에 있고학업을
마친후에 좋은 일자리도 잡았단다.독일
며느리는 키가 작고, 귀엽고, 아주 발랄하단다.시부모님앞에서도
키가 큰 당신 아들 뒤로 깡총 뛰어가서 업히고 한단다.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단다.사위는
체격이 좋고 또 듬직하단다.매우
유능하고, 딸을 무척 사랑한단다.둘 다 훌륭하고 참한 배우자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신다.
그러나
몹시 서운하시다고 한다.하나만이라도
같은 한국사람과 결혼했으면이렇게
섭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그
마음을 이해 할것 같았다.남의
일만은 아닌것 같다.
이곳에
사는 교포들 모두가 자식들에게 바란다.결혼은
반드시 한국사람과 하라고…나도
내자식들이 그랬으면 좋겠다.첫번째
이유는 의사소통때문이다.나중에
외국며느리, 사위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할수 있을까?아무리
내가 영어를 배우고 열심히 공부해도 그것은 힘든일이다.둘째는
음식등 서로가 다른문화 때문이다.된장찌개같은
음식을 놓고 같이 즐길수는 없잖은가?
그렇다고
무조건 한국사람만 고집한다고 되는일도 아니다.남편
친구중에는 외국으로 수출(?)되어 교포에게 장가를 간사람도 있다.여자는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다니던 사람이었으니까 이야기는 통했겠지…그래도
그 남자는 처음에 외국에 와서 많이 힘들고 외로왔나 보다.한국에서는
대기업에 다녔던 유능한 남자가 갑자기 무직자로 되었으니까…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처가식구밖에 없으니까…
같은
한국사람이라도 여기 교포2세들과한국에서
갓 온사람들과는서로 공유하는 추억이 많지가 않다.그러다보면
서로 겉도는 것을 가끔 본다.이쪽에서
’아’하면 저쪽에서 ‘야’해 주기를 바라는데,멀뚱멀뚱
쳐다만 본다면 얼마나 맥 빠질까?
결국은
서로 자란 환경이 비슷한 사람들이 더 어울린다는 소리인데…바야흐로
때는 국제화시대이다.한국에서도
외국며느리, 사위를 맞이하는 집이 늘어가고있다.한국에서도
그런데 하물며 유학생들,더군다나
교포2세들은 얼마나 국제결혼의 가능성이 많을까 싶다.그러나
부모입장에서는 마음이 어떨까?
한국사람 결혼하고서 행복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것이 꼭 보장된것도 아니고....
국제결혼이라도 행복하기만 하면,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는 것보다는 나을까?
정답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