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마음대로 쓰던 남편이 명퇴 후 나의게 연금이 들어오는 통장을 넘겨줬다.연금은 내가 관리하라는 의미다.꼭 남들처럼 만큼만 잡비를 주겠다는 나의 말에 의의를 달지않았다.
어쨋던 연금으로 생활해야하는 사정을 얘기하면서 맞벌이 때와는 다른 가정경제를 알아달라는 나의 말은 몰래 명퇴한 댓가다. 그래도 최소한 월 백정도는 넘게 썼는데 반으로 확 준 금액이다. 차기름에 자기말에 의하면 품위 유지비가 만만치않다. 각 문화단체에 이사니 부회장이니 직함을 받고온다. 별도의 잡비를 받으려면 구구한 설명이 필요하다. 경조사부조는 잡비와는 예외다. 그것도 둘이서 받는 연금이기에 가능하다는 말을 혼자 연금을 수령해서 사는 사람과는 많이 괜찮은 편이라고 입이 아프도록 세뇌를 시킨다. 때로는 아~ 옛날이여 하면서 한탄한다. 나 모르게 쓸돈도 있다는 걸 나는 안다.
아들이 한번씩 집에오면 아들에게 하소연한다. 결혼을 한 아들은 코가 꿰어서 말도 못하고 아직도 하지 않는 큰 놈에게 \"너그 아비가 너그 엄마한테 요즈음 꼼짝 못한다. 예전에 잘 하지못한거 때문에 요즈음 돈 궁색도 이만저만 아니다.\" 라며 하소연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씀씀이를 안다. 월급을 한푼도 안줄 때도 있었다는 사실을 아들은 기억한다. 아무리 명퇴했지만 아버지의 낭비벽이 사라질까 걱정을 했다. 명퇴한지 6년 아버지가 변한것을 아들은 고맙고도 다행으로 여긴다. 아들은 돈을 타면 제 통장에서 내 통장으로 넣어준다. 그리고는 제 통장을 내가 관리한다. 통장을 찍어보면 아들의 한달 잡비를 훤히 알수있다. 내게 넣어준 돈에서 한푼도 안떼고 적금통장에 넣어 제 이름으로 몫돈을 마련해 주는 줄은 너무도 잘 안다. 총각이자만 결혼해서 저들이 살 작은 집을 장만할 만큼 돈도 모아놓았다. 아버지의 생신 어버이 날은 나 몰래 아버지께 돈을 건넨다. 통장에서 몫돈이 찍혀 나가면 아버지께 드린 돈이다. 때때로 10만원 정도 나간다는 건 나는 안다. 매년 한번씩 나가는 해외여행때도 그랬다.요번 어버이날도 아들도 남편도 아무말 하지 않았지만 통장에는 거금이 나갔다.
\"당신은 좋겠다. 아들이 몰래 돈 주고 순진한 영감 \"아들이 카더나 통장이 나한테 있는데 보면 몰라\" 언젠가 아들이 나의게 말했다. 퇴직 후 아버지가 엄마에게 통장을 뺏긴 후 아버지가 안됐다. 엄마야 아끼던 쓰던 가정경제를 손에 넣고 있으니 명색이 아버지 월급을 주는 사장이 잖아요. 아버지 내가 드릴테니 밖에 나가서 궁색 떨지마세요. 남편 입이 귀에 걸린다.
오늘 찍어 본 아들 통장에 돈이 나갔지만 흉흉한 세상에 아들이 고맙다. 그 끈끈한 힘이 아버지의 움츠려진 어께를 펴게한단다. 아들아 그 마음 변치 말거라. 너거들을 키울 때 남들처럼 보험을 많이 들지 않았지만 크게 받고싶은 건 인지상정 인가봐 자식에게 받는 따뜻한 보험이 늙어서는 그렇게 힘이된단다. 돈이아닌 보이지 않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보험말이다. 자랄 때 힘들었던 그 고생이 스스로 자생의 능력으로 받아 들였다면 엄마는 고맙고 미안하다.
\'아들아 통장에서 돈이 나가도 그 마음이 밉지않고 믿음직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