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활기가 없다.
너무 조용하다 못해 죽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날 같으면 아이들 학교에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우아하게 아줌마 커피를 즐길 시간이다.
그러나 오늘은 놀토인자라 아이들이 모두 퍼져있다.
시험이 코앞이다.
몇날몇일을 공부에 시달리다 지쳤나보다.
큰딸은 고등학교 들어간후 첫 시험인지라 부담이 크다.
더구나 학원이라는데를 가보지않고 공부를 하던 아이라
학교에서의 야간자습에 적응하기가 힘이 드는가 보다.
아이 지쳐 헤메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 쓰럽다 못해
가슴이 저리다.
둘째딸은 시험날자가 발표되면서 언제나
다름없이 돌잔치를 시작했다.
열나고 기침하고 기타 등등.
언제나 그랬었지.
시험 임박해서 피치가 올라갈 무렵에 항상하는 돌잔치다.
지난 겨울에 보약을 좀 먹였기에 그냥 지나가려나 했더니
혹시나 한것이 역시나가 되어버렸다.
책상에 약봉지가 수북하다.
이아이는 너무 약을 많이 먹어서 감기약을 먹을때 언제든지
위장약까지 복욕해야하는 실정이다.
휴~
그래도 아이들이 악측을 떤다.
여전히 약을 털어먹으면서 견뎌가며 공부를 하니까 말이다.
과일도 먹여보고 선식도 먹여보고
더운물에 쌀랑 쌀랑 흔들어 홍삼 엑기스도 먹여보고
식품종류 좋다는거다 먹여도
제일 보약인 것은 잠을 잘 만큼 자는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야 다음 한주가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놀토를 이용하여 아이들을 푹 재우고 있는중인데
영 마음이 편치않다.
이애들 눈뜨고 나면 안 깨웠다고 화를 낼텐데.
막둥이는 지 언니들 공부하는 모습을보면서 지쳤나보다
이 아이마저 이불속에서 나오질 않는다.
하긴 이놈도 언니들 공부에 맞춰 독서를하느라고 밤잠을 설쳤으니까.
요즘 안네의 일기를 읽고있는데
이해하기가 힘들텐데도 거의다 읽어가고 있다.
나중에 커서 읽으라고 했더니 재미가 있다는데 정말 그럴까
궁금하기도하다.
그래도 유일하게 정상인 사람은 우리 남편.
제일 먼저 서둘러 아침식사를하고 출근을 하였다.
부지런한 가장이 고마웠다.
남편을 보내놓고 아이들 방문을 열어보니 더 가슴이 저리다.
이거 이렇게 살아야하는건지.
언제나 화려했던 아줌마 커피 마저 침울해졌다.
시계 바늘이 10시 반을 넘어서고 있다.
아이들을 깨울까 말까 망설여진다.
어찌 생각하면........
어머나 어머나 우리 막둥이라 일어나서 깡총깡총 뛰어나오내요.
내나이 47 살에 초등2학년.
후후.........너무 잤더니 몸이 저리다내요.
아이들을 모두 깨워 볼랍니다.
막둥이의 출현으로 드디어 아침이 일어나네요.
아침이 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