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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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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누구신지


BY 바늘 2006-04-20

바쁜 출근 길 아파트 맨 윗층 25층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같은 시간대

종종 17층에서 한번씩 서고 그 17층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에 함께 동승하는 이웃은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안경 낀 모습에 남학생이다.

 

일주일에 많게는 서너번씩 마주치기도 하지만 서로 눈 인사 조차 나누지 않은채

나 같은 경우는 거울을 바라보면서 귀밑 머리에 하얗게 삐죽 나온 흰 머리를 하나씩

뽑기도 하고 아니면 옷 매무새를 고치기도 하는데 그 학생 역시 엘리 베이터 안에

거울이 양쪽에  두개 붙어있으니 나처럼 거울을 보기도 하고 그러다 빨간 화살표가

층수마다 내려 가면서 통과 위치를 알려주니 그것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한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닫힌 작은 공간에서 이웃끼리 참 맹숭 맹숭하다.

 

그런데 몇일 전  생각지도 않게 아파트 단지 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바로 그 남학생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보통 엘리베이터를 타면 지하 주차장이 있는 지하 1층에서 내려 2개층을 더 내려가

상가 맞은편   마을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서 승차를 기다리는데

그날도 출근 시간대라서 그런지 어김없이 내 앞으로 20여명 정도 길게 행렬이 늘어져

있었다.

 

나는 습관처럼 핸드백에서 버스 카드를 꺼네어 준비를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바로 그때 내 앞에 서있던 청년이 꾸벅 인사를 하더니 갑자기 가방에서 카드를

꺼네어 부채처럼 펼치고 그 펼쳐진 카드중에 하나를 나보고 손으로 집어 자기에게는

 보여주지 말고 내 맘 속으로만 기억하란다.

 

에그그~

 

황당하기도 하여라~

 

그런데 그 학생 얼굴을 순간 바라 보니 좀 전에 마주친  그 17층에 사는

남학생이 아닌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용기있게 그 아침 아파트 단지 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카드 묘기를

선보이면서 좀전에 내가 집었던 카드를 신기하게 찾아서 이거지요?

 

고거 참 신기하네 어찌 알았을까?

 

내가 재미있네요 하면서 깔깔 웃으니 그 학생 하는 말

 

늘 자주 뵙는데도  인사도 한번 못드려서 마침 제가 요즘 카드 마술을 배웠기에 잠시

보여 드린거랍니다.

 

그날 아침 예의 바른 학생으로 부터 뜻밖의 마술쑈와 인사를 건네 받으면서

 

무더운 한여름 시원한 소낙비를 만난듯 상콤한 하루의 출발이었다 .

 

부모님이 누구실까?

 

자식 교육 참 잘 시켰네~\' target=_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