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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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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돌이 어록-2


BY 은하수 2006-04-19

만 세살 유치원에 들어갈 때도 말을 잘 못했던 우리집 둘째,

어렸을 적 언어자극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런가...ㅠ.ㅠ

아직도 아기가 막 발성 연습할 때의 목소리가 나오곤 하는 우리집 겸둥이...

(텔레토비 동산에서 아기얼굴을 한 햇님이 흥~ 할 때의 그 음색 그대로.)

물론 지금은 말을 잘 한다.

가끔씩 우스개 소리도  하고 유머 만화책을 보다가 유머얘기를 기억해 엄마에게

얘기해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

 

어떤 아이가 천원을 들고 문방구에 갔다.

\"아저씨, 공책 한 권 주세요.\"

\"응, 알았다. 여기 있구나.\"

\" 근데, 얼마에요? 저 천원밖에 없는데요.\"

\"그래? 그렇다면 공책 뒷면을 절대 보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면 천원에 주지.\"

\"넵, 아저씨. 고맙습니다. ㅎㅎ\"

 

집으로 공책을 들고 온 아이, 갑자기 뒷면에 무슨 비밀이 있을까 싶어 궁금해졌다.

호기심을 못이기고 뒷면을 본 아이, 뒤로 벌러덩.(상상이 가시죠?)

뒷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가격 500원\"

 

 

별로 안 웃긴가요?

난 너무 웃었는데...

그렇다면 또하나...

 

집에 엄마가 있는 아이들에 비하면 음식호사를 못하는 울 아이들...

그래서 미안할 때가 많다.

될 수 있으면 아침, 저녁이라도 없는 솜씨로라도 정성을 다해 차리려고 노력한다.

다행히도 아이들도 맛있게 먹어 준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나서 울 작은아들,

자기 배를 어루만지며 하는 말

 

\"집에 여자가 있으니 참 조오타.\"

 

\"엄마가 여자로 보이니? 아들?\"

\"네.\"

 

\"고맙다. 엄마가 더 노력할께. ㅎㅎㅎ.\"

아빠보다 여자 맘을 더 잘 아는 울아들이다. ㅋㅋ

 

 

그래도 잼 없으신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울 아들은 가끔씩 엄마나 아빠에게 이렇게 인사를 한다.

주먹 불끈쥔 손에 한 손을 포개며 고개를 절도있게 숙이고

 

\"어느 절에서 오셨읍니까? 스님?\"

 

우리는 거의 넘어간다.

내가 어느 절에서 왔드라?

 

녀석은 벌써 알아차린 것 같다.

찰나와 같은 이승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광활한 대우주의 영원불멸한 시간 속에서는

거개가 다 같은 급수의

한 도량에서 공부하는 사이라는 것을.....

 

해서 오늘도 도를 닦는다.

 

 

***아침부터 하늘이 깜깜하도록 흐리고 비오더니 지금 약간

   하늘이 환해졌읍니다. 해까지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