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세살 유치원에 들어갈 때도 말을 잘 못했던 우리집 둘째,
어렸을 적 언어자극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런가...ㅠ.ㅠ
아직도 아기가 막 발성 연습할 때의 목소리가 나오곤 하는 우리집 겸둥이...
(텔레토비 동산에서 아기얼굴을 한 햇님이 흥~ 할 때의 그 음색 그대로.)
물론 지금은 말을 잘 한다.
가끔씩 우스개 소리도 하고 유머 만화책을 보다가 유머얘기를 기억해 엄마에게
얘기해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
어떤 아이가 천원을 들고 문방구에 갔다.
\"아저씨, 공책 한 권 주세요.\"
\"응, 알았다. 여기 있구나.\"
\" 근데, 얼마에요? 저 천원밖에 없는데요.\"
\"그래? 그렇다면 공책 뒷면을 절대 보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면 천원에 주지.\"
\"넵, 아저씨. 고맙습니다. ㅎㅎ\"
집으로 공책을 들고 온 아이, 갑자기 뒷면에 무슨 비밀이 있을까 싶어 궁금해졌다.
호기심을 못이기고 뒷면을 본 아이, 뒤로 벌러덩.(상상이 가시죠?)
뒷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가격 500원\"
별로 안 웃긴가요?
난 너무 웃었는데...
그렇다면 또하나...
집에 엄마가 있는 아이들에 비하면 음식호사를 못하는 울 아이들...
그래서 미안할 때가 많다.
될 수 있으면 아침, 저녁이라도 없는 솜씨로라도 정성을 다해 차리려고 노력한다.
다행히도 아이들도 맛있게 먹어 준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나서 울 작은아들,
자기 배를 어루만지며 하는 말
\"집에 여자가 있으니 참 조오타.\"
\"엄마가 여자로 보이니? 아들?\"
\"네.\"
\"고맙다. 엄마가 더 노력할께. ㅎㅎㅎ.\"
아빠보다 여자 맘을 더 잘 아는 울아들이다. ㅋㅋ
그래도 잼 없으신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울 아들은 가끔씩 엄마나 아빠에게 이렇게 인사를 한다.
주먹 불끈쥔 손에 한 손을 포개며 고개를 절도있게 숙이고
\"어느 절에서 오셨읍니까? 스님?\"
우리는 거의 넘어간다.
내가 어느 절에서 왔드라?
녀석은 벌써 알아차린 것 같다.
찰나와 같은 이승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광활한 대우주의 영원불멸한 시간 속에서는
거개가 다 같은 급수의
한 도량에서 공부하는 사이라는 것을.....
해서 오늘도 도를 닦는다.
***아침부터 하늘이 깜깜하도록 흐리고 비오더니 지금 약간
하늘이 환해졌읍니다. 해까지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