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나면 손을 씻고 핸드크림을 찾아 바른다.
준비된 것이 없던 나는 크림 바르는 일을 생략하거나
얌체같이 얻어 바르기도 했다.
어느날 모임에 회장이 핸드크림을 하나 사서 단체로 쓰기로 했다.
튜브에 들어 있는 크림인데 얼마 가지 않아 쀽쀽소리가 나면서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마지막으로 눌러 쓴 젊은 회장이 쓰레기 통에 던지려고 할 때
오~잠깐만....
치약 눌러 쓰듯 꼭 눌러서 한 번 더 쓰고는
가위을 빌려 두껑 부분 말고 끝부분을 자르고 배를 들여다 보니
튜브 용기에 붙어 있는 크림 양이 장난이 아니다.
잘라낸 끝부분을 두껑처럼 맞닫아 두니 한참은 더 쓸 수가 있었다.
오~언니 제법인데..? 하는 이가 있나 하면
왠 궁상...?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이도 있다.
썬크림이나 폼크린싱 같이 화장품 용기가 튜브로 나온 것이 더러 있다.
치약도 이 방법을 이용하면 튜브에 남은 양으로 몇 번의 양치를 할 수 있다.
유난히 가운데 손가락이 긴 나는 고무장갑이 잘 상한다.
멀쩡한 것이 가운데 손가락 부분이 낡아서 못 쓰게 되는데
그것도 오른쪽 장갑이 상해서 왼쪽은 항상 외톨이로 남는다.
다들 경험 있으시겠지만 왼쪽을 뒤집어서 오른쪽으로 사용하다
낡으면 버리기도 하지만 뒤집은 장갑은 미끄러워 사용이 용이하지 못한
약점 때문에 설겆이용보다는 주로 화장실에서 걸레 빨 때 사용하기는 하지만
생명력은 길지 못하다.
이렇게해서 버려지는 고무장갑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장갑 목 부분을 넓적하게 잘라서 이으면 길다란 고무줄이 된다.
보통 5~6마디를 묶으면 양팔에 걸리는 길이가 된다.
이것은 훌륭한 스트레칭기구가 된다.
집에서 윗몸 일으키기를 할려면 누가 잡아 주거나
쇼파 밑에 다리를 끼워야 되는데 이 고무를 이용하면 혼자서도
어디서나 할 수 있다.발바닥에 고무를 걸고 양손으로 잡아 당기면서
윗몸 일으키기를 할 수도 있고 (윗몸 일으키기는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고 45도 정도로 누워야 배에 힘이 들어가서 효과가 있다고 들었음.)
나처럼 어깨가 부실한 사람들도
어깨 돌리기 할 때 수건 대신 이 고무를 잡고 돌리면
내 어깨 힘에 맞게 돌릴 수 있어서 부담이 적었다.
6000원인가 7000원을 주면 탄력 고무를 살 수 있다고는 들었다.
색깔별로 탄력 수준이 달라서 연령대에 맞는 색깔을 골라 하는
스트레칭이 요즘 선보이고 있긴 한데,
이에는 덜 미치는 효과일지는 검증되지 않은 내 실험이
너덜해 뵈고 덕지한 것이 볼상시럽고 궁상스러워 보이겠지만
이왕 버릴 물건 한번 정도 활용해 보는 것도 지극히 아줌마다운
발상이라 여겨짐에...
내 경험으로는 갯수가 많을수록 탄력 강도가 높으므로
두세개 만들어 놓고 내 힘에 맞게 두개에서 세개를
합해서 사용하니(한 개는 약함) 적당한 탄력에 의한 무게가 느껴져서
특히 팔 돌리기에서는 맨손으로 하는 스트레칭보다 개운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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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제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고 활용하는 방법일 뿐
적극 권할 사항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왕 버릴 거 한번 해보자 싶으신 분들은
따라 해 보셔요.후회는 안 되실 겁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얼마나 모았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