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울 아들이 학원비를 잃어버렸단다.
아니?
조금전에 전화해서 학원비 가져가라고 말했는데...
집에서 학원까지는 뛰면 30초 거리인데---
봉투를 가슴에 품고 뛰다가 흘린줄도 몰랐다고 한단다.
가슴이 두근두근...
그돈이 어떤 돈인데-
두아이 학원비 15만원.
내월급의 5분의 1인데...
먼저 야무지게 들고가지 못한 아이를 향해 분노가 일어난다.
저녁에 아이와 마주했다.
아이가 하는말.
\"어머니, 난 잘못한게 없잖아요. 자기돈도 아닌데 가져가는 사람이 나쁘지.
그리고 학원봉투인데 전화번호도 있고, 내 이름도 있는데 돌려주겠죠.\"
아주 태평이다.
세상을 너무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나도 기대를 해본다.
전화가 올거라고.
나흘이나 지났다.
역시 연락이 없다.
학원에서는 그냥 보내라고 한다.
또다시 아들과 마주앉았다.
아들들이 하는말.
\"어머니가 15만원만 빌려주면 열심히 심부름하고 청소해서 갚아줄께요\"
어느세월에---
다시 아들들 왈
\"돼지를 잡으면 안돼요?\"
돼지를 잡았다. 두마리나
72000원이나 되었다.
그돈을 봉투에 넣었다.
자전거를 두번에 걸쳐 4대나 잃어버리고 다시 세번째 사기 위해 열심히 모으고 있는중이었다.
아들들 왈.
\"어머니 참 사람들 나빠요. 우리 자전거도 계속 훔쳐가고 주운돈도 주지 않고, 길거리에서 주운돈은 안돌려줘도 되는 거예요?\"
할말이 없다.
돈은 아들이 잃어버렸는데 왜 내가 얼굴을 못 들겠는지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