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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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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2-21

1988 년

서울 올림픽

세상이 떠들석하고 날마다 밤 마다 세간에 떠드는 소리와 박식하지 않는 이웃들의 먹물든 고위층의 한 말에 떠들고 되니 안되느니 각자 목소리 높이고 아직 올림픽 열면 안된다는둥 열어야 한층 발전이되고 또 우리 같은 사람들 일 자리도 많이 나와서 지금부터 바쁠거라는 둥 각자 생활에 맞춰서 시시비비가 갈리고 소란스럽던 그 해

옥이는 호르몬 주사로 통증은 가시지만 그것도 잠깐이고 삶의 고단함이 역력한 모습이다

죽어도 약은 먹어야 살겠고 주사 호르몬 의 부작용으로 얼굴이 부어서 눈이 아침마다 떠지지 안는데도 옥이는 오늘도 그 주사를맞으러 간다

의사 는 오늘도 옥이한테\" 이 주사 이렇게 맞으면 나중에 죽습니다 부작용이 심해서 병원에선 사실 잘쓰지 않는 주삽니다\" 이렇게 대사  외우듯 할것이고 옥이는 남한테 지나는 말로 듣고 다시 궁뎅이를 내 밀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쓱쓱 문지르고 접수대에 약값과 주사값을 주고 밝은 햇볕아래로 나올것다

새 파란 하늘이 저주 스럽게 높고 푸르러서 옥이는 전봇대 그 긴 그림자에 기대어 겨우 처다 본다

언제나 파란 하늘  전봇대 뒤에 숨은 옥이 ... 지나는 저 바쁜 사람들  부자를 연신눌러서 주위를 시끄럽게 하고 지나는  자동차 들..........

가게집의 주인들 드나드는 손님들의 얼굴을보며 잘가라 손짓도 하고 크게 웃어도 주고 물같은 커피도 타서 주는 주인들 얼굴들 앞으로 쇼윈도에 허리가 잘록하니 들어간 저것들..

무엇인가...?

하나같이 짧은 치마와 핫 팬츠를 입고 허연 허벅지를 드러내고 손가락은 반은 피고 반은 접은 상태로 허리를 살짝 구부린 저것들...

옥이가 가만히 들여다 본다

벽마다 이쁘게도 걸어놓고 있다

윗 도리며 치마며 바지들 그리고 구석에 가방과 팔찌 벨트.........

정말 잡다하고 이쁜것들이 많기도 하다

\"들어와서 구경 하고 가세요\"

그말에 옥이가 그만 놀라 전봇대 뒤로 다시 숨는다

병원에 드나드느라 언제 그것들을 밨으랴

누가저런걸 옥이한테 사다 줘 밨으랴

나일론 츄리링에 헐렁한 윗 도리 ........ 얼굴은 부어서 만평인데 거기다 방금 또 그 주사를 맞았으니 오죽하랴

손도 붓고 발두둑이 신발 신은 그 위로 불쑥 올라와 수북하다

고개를 숙이고 건물 벽 쪽으로 바짝 붙는다

가을이라도 아직 햇볕이 따가와 옥이는 그 환한 속에서 걸을수가 없다

기운이 없어 지나는 사람들에 끼어서 걸으면 걸려 넘어질까 두려워 앞에서 누가 오면 얼른 어느 처마든 담이든 기둥이든 가리지 않고 몸부터 피한다

그리고 고개도 숙인다

아까 그 옷가게에서 옷만 본것이 아니다

얼굴도 봤다

꺼멓게 부어서 코도 잘 안보이고 그저 자국만 남아서 코인줄 알겠다

그 주사 때문에 머리도 많이 아프다

하지만 그 머리 아픈게 더 좋다

차라리 오래동안 머리가 아팠음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언덕을 오를수 없어 옥이는 눈에 비췬 별스럽게 오르막도 아닌 그 언덕길을 세번에 나눠 쉬어야 겠다고 생각을한다

한번은 인도 블럭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앉아 손 바닥으로 해를 가리고 멀리 본다

지나는 행인들의 슬쩍처다보는 모습에서 옥이는 자신을그지로 보거나 아님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을 사는 그런 여자로 보는것 같았다

두번짼 나무그늘 아래 서 있다

가지가 다행이도 많아서 그늘이 많다

옥이가 다가가니 먼저 서 있던 노인네들이 부랴 부랴 일어나 걸어 지나간다

옥이는 또 생각을 한다

얼마나 내가 추해 보이면 저 힘 없는 노인네들이 내 자리를 피할까 ........

하지만 어쩌 겠는가 그런걸

세번째는 집 거의 다 와서 쉰다

그래도 집이 가까워서 그런지 힘도 나고 얼른 가야지 하는 생각에 맘이 바쁘다

간혹 아는 사람들도 만난다

\"아유 ㅇ 엄마 병원 갓다오나보지? 이구 덥지? 어떻게 혼자 갓다 왓어? 힘들어서 쉬는거지? 내가 데려다줄가 힘든데 난 천천이 가도 되는데 ...\"

\"아니요 갠찮아요 여직 혼자 왔는데요 멀 집이 가까운데 갠찮아요 더운데 어딜 가시나 바요? 잘 갔다 오세요 전 혼자 갈테니\"
옥이가 일어나 말하기 싫어서 쉬지도 못하고 걸어 간다

침도 이젠 흐른다

땀도 난다

기운도 다 떨어진다

얼른 가야한다

집으로

어디를 다그치듯 걸어 간다

옥이 뒤로 그리자가 아까 그 전봇대처럼 길게 드리운다

말 없는 미소가 옥이 얼굴에 비친다

서서히 주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아픔도 통증도 작아진걸 옥이가 안다

하지만 빨리집에 가야한다

아들이 깰것이다

깨도 울면 안되는걸 아는듯 아들이 울지않고 혼자서 부시시한 얼굴로 머리는 길게 헝클어 진채로 기줘귀가 오줌에 푹~~젖어 늘어진채로 노란 고무줄에 채워진채로 앉아서 놀것이다

얼마나 척척할까 옥이가 생각하지만 아들은 그저 참고 논다

그 아이 때문에 옥이 가슴이 절여내린다

하필 나 한테 태어나서 그렇게 애기가 눈치로 참고 사는가

옥이가 그 생각에 더 빨리 걷는다

어느새 슈퍼를 지나 세탁소를 건너 쌀가게 앞이다

옥이 집 앞이다

큰 기왓집 사랑채

거기가 옥이 집이다

한달 월세 7만원

한번도 밀린적이 없는 옥이 월세 방이다

\"ㅇㅇ야 깼니?\"

문을 여니 역시나 혼자 놀다 옥이를 보자 얼른 기어 온다

기저귀가 다 젖어서 기어오는동안 빠져 버린다

고추가 허옇게 뿔었다

그 조그만 고추가 아주 뻔데기가 되 버렸다

\"불쌍한 내 아들 이리와 \"

옥이가얼른 안아 준다

넙데대한 얼굴에 아들이 방긋 웃는다

열나절 걸어온 옥이가 아들을 잘도 안고 방안을 걸어 다닌다

지금은 안아픈지 그저 웃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