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7

장학금 탄 딸이 사랑스럽습니다!


BY 황복희 2006-02-21

지난주엔 그야말로 노심초사의 나날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다음주면 딸의 대학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때문이었지요.


더불어 지난 1년 간 잘 있었던 대학의 기숙사에서도
금년 신입생의 입사(入舍)로 말미암아 랜덤순위에서 밀린 관계로
원룸이라도 얻어줘야 하는 딸인 까닭이었습니다.

언론에서도 보도하여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올해도 각 대학들은
모두 마치 연례행사처럼 등록금을 많이 인상했습니다.

그러한 양상은 딸이 다니는 서울대학교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또 어디서 딸의 등록금을 마련하나 싶어 마음이 꽤나 무거웠습니다.

여하튼 아무리 어렵기로서니 자식을 안 가르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었음에 미리 친구에게 등록금을 좀
융통해 달라고 아쉬운 소릴 꺼내놓은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 역시도 박봉으로서 근근히 먹고사는 처지인지라
등록금 전액의 융통 배려라는 흔쾌한 답변을 듣진 못 했고
다만 기십만원까지는 힘을 써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꿔 줄 돈을 약 50만원으로 예상하고
나머지 부족 분 150여 만원은 하는 수 없이 회사에서 가불을 했습니다.

근데 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를
이번 등록 때 장학금을 받게 되어 실제 납부할 금액은
당초 예정됐던 2백 3십만 3천원에서 수업료와 기성회비의
장학금 132만 6천원을 공제한 차액 97만 7천원만 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뛸 듯이 기뻤습니다.

여지껏 살면서 로또복권을 여러 번 사 봤지만 단 한 번도
1등은커녕 5등에도 당첨이 돼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딸의 그러한 장학금 수령 소식은 그야말로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는 감격과 기쁨에 필적하는
대단한 청신호였던 것입니다.

빈집에 소가 들어온 것만큼이나 기쁜 나머지 입이
귀에 가서 걸린 저는 딸을 마구 칭찬했습니다.
\"잘 했다! 고맙다!\"

하지만 달랑 98만원만 송금할 순 없는 노릇이었기에
200만원을 모두 보냈습니다. 그건 바로 차액으로는
이미 봐둔 바 있다는 딸의 대학 근방의 원룸 보증금
50만원과 한 달치 월세 37만원을 선불로서 지불을 해야만 하는 때문이었습니다.

더 남는 돈이야 어차피 매달 보내줘야 하는
식대 등의 용돈으로 전용하면 될 것이었기에 말입니다.

여하튼 그처럼 돈을 마련하여 송금하고 나니
앓던 이를 뺀 것만큼이나 시원하고 개운했음은 물론입니다.

처음엔 저도 딸의 등록금 마련을 손쉬운
정부 학자금 대출로서 해결할까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딸에게 괜스런 마음의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피했던 것입니다.

지난 1월 20일에 마감한 올해의 1학기
부모마음 학자금대출 1차 신청접수 결과엔
총 21만 1502명이나 접수했다고 합니다.

이 실적은 교육부가 당초 예상했던 1차 대출 신청인원인
20만명을 10% 가량 초과한 것이라고 하니
작금 학비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웅변하는 결과라 하겠습니다.

교육부는 당시에 아울러 아직 등록금 고지서가
발급되지 않은 대학이 많아 2월 13일부터 24일까지 접수하는
2차 대출에는 10만명 가량이 추가로 신청할 것으로 보여
총 30만명 이상이 대출신청 접수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 말하길 대학은 상아탑이 아니라
부모가 논 팔고 소까지 팔아서 대학을 보내야 하므로
\'우골탑\'이라고도 했답니다.

우골탑이든 상아탑이든 간에 여하튼 이번 학기도
어찌어찌 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고 나니 비로소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아울러 130만원도 더 되는 장학금까지 타고 보니
딸이 정말이지 새삼스레 더 사랑스럽고 고맙습니다!

딸이 받게 된 장학금은 제게 있어 로또복권의 1등보다
더 값지고 감격스런 낭보에 다름 아닙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