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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으론 살지 못 하는 세상 유감


BY 황복희 2006-02-20

         시사매거진 2580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지 못 하는 세상\'을 시청하고
               

어젯밤 MBC-TV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이(齒) 없으면 잇몸으로 살지 못 하는 세상\'을 방송했다.
그 방송을 보면서 공감하는 바가 \'너무 많아서\' 펜을 들었다.

치아의 건강을 일컬어 혹자는 오복중의 하나라고 했다.
맞는 말이라고 믿는 건 필자 역시도
치아가 부실하여 상당한 고생을 한(하고 있는) 때문이다.
지금도 치아상태가 나빠 당장에라도 치과에 가고만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필자의 발목을 잡고있는 것은
다름 아닌 치과에서의 상당한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어젯밤 \'시사매거진 2580\'에 출연한 사람의 경우에서 보듯
치과는 돈 없는 서민들은 원초적으로 갈 수 없는
어쩌면 \'부자들만의 출입공간\'이다.
정상적인 치과의 경우 치아를 보수하고 새로 치아를 껴 넣는 등의
\'작업\'을 하자면 돈이 많이 드는 건 상식이다.

그러하기에 어제 방송에 출연한 어떤 사람의 경우처럼
속칭 저렴한 \'야매\'로서 치아 공사를 맡기는
서민들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치과 전문가가 아닌 터여서 치과에서 사용하는
치과보철물(구)의 가격대와 그 원가가 얼마인지도 모르겠고
아울러 솔직히 관심도 없다.
다만 왜 치과는 유독 건강보험의 사각지대가
그리 많은 건지 그래서 불만이라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과 대선후보들은 하나같이 이처럼
건강보험 적용에 있어 여전히 공염불로 그치고 있는
치과에서의 보형물(구) 등의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公約)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다시금 그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그치곤 했음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러니까 선거 때는 표를 모으기 위해
그처럼 \'과대광고\'를 하지만 정작 당선이 되고 나면
뭐가 그리도 골치가 아픈지는 몰라도
여하간 그 문제에서 발을 뺀다는 것이다.

요즘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이 한다는
임플란트 보철물은 그러나 필자처럼 빈곤한 서민으로선
역시나 그림의 떡이다.

그러할진대 늙고 병까지 들어 경제력마저도 없는
노인분들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임플란트 보철물이야말로
영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그야말로
험산준령에 걸려있는 구름일 터이다.

사람은 생로병사의 순리에 의해 누구라도 늙는다.
그래서 젊었을 땐 돌도 씹었던 치아가
망가지고 부러지며 아예 사라지는 경우도 있음이다.
인생의 3대 낙은 식욕과 성욕, 그리고 다음으로 성취욕으로 알고 있다.

인생의 절반은 눈물이라고 했다지만 돈이 없어
틀니마저도 못 하고 잇몸으로 겨우 식사를 하시는
노인분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음은
명색이 OECD국가라는 나라의 비극은 아닐지.

이 문제에 대하여 치과의사와 치과협회에서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건강보험은 말 그대로 건강보험이다. 그렇게 틀니가 보험이 안 되어
후진국이라고까지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과연 선진국 몇 개국이 틀니를 보험화하고 있는지 근거를 대라.
최첨단 선진국인 독일도 치과 보철을 보험화했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건강보험의 적용확대만 논하지 말고
그로 인한 보험료의 인상은 왜 초점 밖인지와
환자를 대동하고 몰카로 치과쇼핑이나 하고 \'야매\'에게까지
데려가서 견적을 내보는 등의 방송 태도는 얼마나 윤리적이며
그 야매업자에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는 등등의.

서두에서 밝혔듯 필자는 그러한 첨예한 부분을
잘 알지도 못 하거니와 논쟁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하루라도 빨리 건강보험에 의한
치아보철이 이뤄져 늙기도 서러운 노인들에게만이라도
우선 그 혜택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 전 국민이 모든 치과에서 건강보험의 할인을 통한
저렴하게 보철을 장착해서 맛난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이제 곧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인 5월 31일 대회전(大會戰)이 다가온다.
그럼 다시금 그 대회전에 출마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국리민복의 사자후를 뿜을 것이다.
하여 바라고자 한다.

다른 공약은 다 그만둬도 좋으니
건강보험에 의한 치아보철의 법제화나 시행하라고.

근데 이러한 필자의 바람은 역시나 메아리가 없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지 싶다.
왜냐면 일국의 통치자인 대통령마저도
그 문제에 관한 한은 손을 놓고있는 형국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만파식적\'(萬波息笛)의 피리라도 지니고 있는
신통방통한 인사의 출현만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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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만파식적(萬波息笛) =
고전에 전하는 신라의 신적(神笛).
일종의 가로피리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의하면
신라 제31대 신문왕(神文王)이 아버지 문무왕(文武王)을 위하여
동해변에 감은사(感恩寺)를 지어 추모하였는데
죽어서 해룡(海龍)이 된 문무왕과 천신(天神)이 된
김유신(金庾信)이 합심하여 용을 시켜 동해(東海) 중의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다.
이 대나무는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합하여
하나가 되는지라 왕은 이 기이한 소식을 듣고 현장에 거동(擧動)하였다.
이 때 나타난 용에게 왕이 대나무의 이치를 물으니, 용은
\"비유하건대 한 손으로는 어느 소리도 낼 수 없지만
두 손이 마주치면 능히 소리가 나는지라, 이 대도 역시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나는 것이요… 또한 대왕은 이 성음(聲音)의 이치로
천하의 보배가 될 것이다…\"라고 예언하고 사라졌다.
왕은 곧 이 대나무를 베어서 피리를 만들어 부니,
나라의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해결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이 피리를 국보로 삼았는데, 효소왕(孝昭王) 때
분실하였다가 우연한 기적으로 다시 찾게 된 후
이름을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이라 고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