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했던 20대 처자 시절에 꾸질꾸질해 보이는 삼십대 아줌마들을 보며
\"나는 저나이가 되어도 저렇게 꾸질꾸질한 모습은 안될거야.\"
그리고 내나이 30대에 꾸질꾸질한 아줌마는 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봤지만 초췌 해져 가는 외모는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도 삼십대에는 옷으로 캄프라지를 하거나
빨강 립스틱으로 칙칙한 피부톤을 그런데로 살릴수가 있었다
그러고 .
내나이 40 이 되고 어느새 중반을 꼴딱 넘기자
옷으로 감춰도 안되는 울퉁불퉁 몸매와
짙은 빨강 립스틱은 최후의 발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재 작년부터인가 빨강 립스틱 대신 분홍색에 가까운 립스틱을
바르고 다녔는데 요즘들어 나이들어감에 그 서글픔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머리는 흰머리 염색을 해야하고
손등은 편평성 사마귀가 서너개씩 생겨서
독한 피부약을 콕콕 바르다보니 늘 손등에는 작은 반점들이 지워질 날이 없다.
게다 ..
한술더떠 일년전쯤 갱년기 초기증세가 찾아와
어찌나 혼이 났던지 난소의 수명을 연장 시키는 두어가지 약에다.
캴슘 부족을 의심한 어금니 통증과 노화현상이라는 안구건조증 약 등등
몇가지를 추가 하고 보니
내가 하루 먹는 약이 무려 손등에 바르는 피부약을 빼도
무려 6가지약을 하루 세번씩 도합 열여덟 알을 삼키는 것이다.
이렇게 6가지 약을 복용하다 보니 헷갈릴때가 많은데
식전에 식후에 먹는 약이 달라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정신을 덜 차린날은 이약을 금방 먹었나.
저약을 먹었나
아니 이거였나.저거였나.약병을 들고 골똘히 생각 하다가
건망증에 치를 떨다보면 씁쓸한 웃음이 피식 나오고는 한다.
크고 작은 질병들이 야금야금 내육체를 지배하는가 싶더니
요즘 들어 나의 중성화의 가속도가 붙은 느낌이다.
예를들어 얼마전부터 남편의 고등학교 카페에
특별히 특별 회원 자격으로 내가 간간히 글을 올리는데
남편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는거였다.
\"모모 각시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 지하방1.2 를 다 없애자\'\"
\"지하방 1.은 그런데로 덜 야하니 지하방 2 만 없애자.\"
\"아따따...모모각시 나이가 몆이고..그거 이해 못할까나..지하방 1.2 다 살리자\"
여기서 보충 설명 들어갑니다.
보충 설명<지하방 1은 덜 야한방 .지하방 2 는 많이 야한방>
등산후 뒷풀이에서 지하방의 존재 여부를 의논하는 남편친구들에게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으며
\"저기요`~저 그런거 다 소화 시키는데요..\"
협조적?으로 나오니 남편친구들은 나의 화끈함에
지하 1.2 방을 그대로 두기로 하자는 우렁찬 박수가 터졌다.
그리고는 그날 야심한 시각에 남편의 카페에 잠입해서
지하방 1.2를 훔쳐 보니 하품만 실실 나오는게 아닌가.
몇분만에 그 시시한 지하방 1.2를 휙둘러보고
아무러치도 않을걸 보니 이거야말로 내가 중성이 아니겠는가.
이것뿐이랴..
음악을 들어도 시끄럽고 깽깽 대는것 같아
뚝 음악을 꺼버리고.
서정적인 드라마나 영하 보다 깨고 부수는 영화를 봐야지만
\"아따메 그영화 잘됐네..\"이러고 나오니
내가 중성이지 어디 여자에 가깝다 하겠는가.
30대만해도 이웃집 아저씨들과 마주치면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고 대 여섯발 거리에서
\"어머.안녕하세요..그럼..\"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렸건만.
요즘은 이웃 아저씨들을 만나면
팔하나 뻗을 거리에서 \"하이~~~\"하고 손을 번쩍 들고는
선 머슴아 처럼 성큼성큼 그 아저씨 을 앞지르고는 한다.
콘크리트 벽에 못도 잘치고.
보일러가 고장나면 남편은 후레시 비치고 서있고 나는 남편 앞에서
도라이바 들고 분해도 잘하고
청소기가 고장 나면 샅샅히 해부해서 청소기 한대를 잡아 먹기도 한다.
나날히 팔 힘도 쎄져 남편도 갤갤 매며 드는 화분도
베란다로 번쩍 들어 올리고 마음만 먹으면 장농도 밀어서 옮겨 놓는다
이런 내개 남편은 \"와.당신 ..자동차도 들어봐라 ..너끈히 들어올리겠다 야..\"
감탄사 인듯 하지만 곰씹어 들어보면 빈정거림 같아
눈을 홀기고는 배를 푹 치고 지나 가고는 한다.
오늘 저녁에는 남편과 헬스 클럽을 찾았다.
7년 헬스 경력자 답게 나는
무거운 아령을 들며 현란?한 몸짓으로 거뜬하게 들었다 놓았다는 하니
러닝머신을 타던 남편이 속도를 줄이고 헤벌레 나를 쳐다보았다.
거기에 힘입은 나는 이번에는 역기를 들고 슬와근 근력 운동을 하니
\"저 여편네가 개폼 인가 진짜인가 ..\"확인하려는듯이
역기를 들더니 1셋트도 마치기전에
\"어이쿠...진짜 이거 장난 아니네 ...\"하며 다시 러닝을 하려고 가버렸다.
남편의 똥침을 서슴없이 놓는 여자.
음담패설에도 눈도 꿈쩍 안하는 여자.
코스모스 같은 갸날픔 보다 질긴 잡초 같은 여자
그리고...감성보다 이성이 앞서 계산이 앞서는 여자
이게 오십을 바라보는 나의 현주소가 아닌지
그래서 가끔 중성화 되어가는 내 모습에 안스러울때가 있다.
아마도 내추측컨데 나의 뻔뻔함과 힘의 근원이
난소의 노화로 인해 중성화가 되어 감에 있거나
6가지 약을 하루세번 꿀떡 삼키는 열여덟 알속에 비밀이 있는건지.
짐작만 할뿐..하`~~
<중성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