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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낸 밤에


BY 바늘 2006-02-18

깊은 밤  그리고 까만 밤, 그런 밤 하늘에 엊그제만 해도 꽉 찬 동그라미 였던 보름달은

이제 차츰 여위어 가고 이세상에 해도 하나 달도 하나 그리고 나에게 있어 오로지 딸도

하나였건만 오늘 그 하나이던 이쁜 딸이 대학에서 전공 따라 교환 학생으로 선발되어

집 떠나 먼 곳 타국으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딸 아이 여고 시절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아들 아이는 대학 1년을 마치고 서둘러

휴학을 한 뒤 그 해 여름 해병대에 지원 입대를 하였고  당시 위태로운 집안에

나에게 의지였고 기둥이었던 상대는 다름 아닌 딸 아이 였습니다.

 

회사일에 지치고 힘들어 화가 치밀어 오르는 날이면 퇴근하여 딸 아이 얼굴 마주치면

먼저 들어 와 집안 청소도 안하고  뭐 했냐며 버럭 화부터 내던 이 엄마의 짜증도 곧

잘 받아 주었던 이쁜 딸!

 

그러다 자기도 아니다 싶으면 큰 소리로 대들기도 하고 그러다  자기 설움에

못 이겨 방 문 꽝 닫고 들어가 큰 소리로 펑펑 울어 버리던 이쁜 딸!

 

고 3 시절 변변한 뒷바라지 한 번 못 해주었는데도 고맙게 내신 성적이 고르게  좋아

수시 모집으로 희망하던 대학에 입학을 하고 어디 한번인들 쉬었을까?

 

학기 중에는 주말 알바를 하고 방학이면 주중 알바를 하면서 스스로 자기 용돈과 책값을

충당하고 감사하게도 일부 장학금 까지 받아 버거운 대학 등록금도  힘 덜어 주었던

너무도 이쁜 딸!

 

별도 수강을 받은적도 없건만 과자며 빵이며 척척 인터넷 싸이트 접속하여 마술을 하듯

전문가 처럼 맛도 모양도 근사하게 구워 아침 출근 길, 엄마 직장에 계신 분들과

맛 나게 드시라면서 챙겨 주던 이쁜 딸!

 

이 엄마의  눈물도 네가 있었기에 웃음으로 미소지을 수 있었고

때로 흔들리고 방황하던  시절에도 네가 있었기에 나는 혼자가 아니야 아니야~~

 

 

때로 친구처럼 어쩌다는 이 엄마의 든든한 보호자처럼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이쁜 딸!

 

오늘 근무중 몇 시간 외출을 하겠노라 직장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인천 국제 공항으로

너를 배웅하러 나갔었지~~

 

고슴도치 사랑이었을까?

 

어쩌면 그리도 반짝이게 우아한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했는지 이 엄마의 마음이

뿌듯하더구나.

 

가슴에 맺힌 어떤 말 못할 슬픔이 왜 너라고 없었겠냐만 그간 그래도 큰 내색 않고

씩씩하게 제 갈 길 대견하게 스스로 잘 걸어가 줘서 너무나 많이 고맙고 감사하단다.

 

이쁜 딸~

 

그곳도 지금 이곳 처럼 춥다면서?

 

1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때는 더 더욱 성숙한 숙녀가

되어있겠지?

 

그리고 그곳에서 3학년을 보내게 되니 귀국하면 대학 4학년 졸업반일 것이고...

 

지금 까지 제 앞길 반듯하게 걸어 왔으니 이쁜 딸아 타국에서도

늘 성실하게 생활에 나가리라 생각한단다~

 

고운 꿈 꾸고 타국에서의 첫 밤 잘 보내렴 ~

 

알았지?

 

너를 보내고 나 어이 사누~~

 

물론 기약있는 잠시의 이별이라지만..\' target=_bl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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