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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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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돌아온 아들


BY 도영 2006-02-15

 

아들이 서울로 떠난날 밤.

새벽녁 까지 컴 앞에서 서성 거리다  짧은잠을 잔탓에

어제 낮에는 종일 새들새들 거렸다.

식성좋고 먹성 좋은 아이가 집에 없으니 손도 편하고 몸도 편했지만

집안이 적막 강산 이였다.

 

점심때가  훨씬 지나서야

밥통 뚜껑을 열어보니 오곡 밥 한덩이가 있기에

살기?위해 꾸역꾸역 위장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들이 없는 텅빈방에 자꾸 눈길이가서  아이방 문을 닫고

종일 거실 카펫 위에서 누워 개기다가 .문득 내 자신이 걱정 되었다.

앞으로 홀로있는 시간이 더 늘어날텐데 .

내가 이러면 안된다 싶어 시부모님한테 드릴려고 

어제 청송 얼음골에 가서 지어온  오가피 두박스를 들고 시댁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삼천포로 빠져 좋은 친구가 데리고간  궁중 요리 전수가가 운영하는

운치있는 카페에서 저녁을 먹다보니 어느덧 기분이 봄날에 살어름 풀리는듯 하였다

 

내 기분을 배려해준 좋은 친구와 헤어지고

시댁 어른들께 오가피즙을 갔다 드리고는 남편의 저녁밥을 짓기위해 집으로 향하는중

서울로간 아들의 전화였다.

 

\"엄마~~내다..~~\"

\"어~~복달아...오늘부터 근무했어?전화 안받드만.,.\"

정이 담뿍담긴 목소리로 묻는 내게

\"하하~~엄마 나지금 포항 내려가는 버스안이다`~\"

\"잉?\"

\"아씨..금마<아들 고등학교 친구>가 근무한다는 회사가 이벤트 회사가 아이고 다단계더라 자세한것은 포항가서 이야기 해줄께`~탈칵 ((윙))...\"

\"어머머..얘`~얘`~복달아`~\"

운전중 받은 전화라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생각을 하다가 그제서야  웃음이 터져나왔다.

불과 스무시간전에 아들의 서울행 준비를 하던 내모습이 한편의 코메디 같았다

의료보험 카드를 챙겨주네. 현금카드를 쥐어주네 .

최소한 몆달은 못볼거라는 아쉬움에 봄옷까지 챙겨갈

커다란 이불 카바 같은 가방을 사네 법석을 떨던 내모습의 우째 웃지않으리..

핸들에 코를 박고 눈물이 날정도 웃어 제끼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아한 클라식 음악이 대조를 이루었다...ㅎㅎㅎㅎ

 

아들의 서울행에 반대를 했던 남편은 복달이의 하루만에 귀향에

\"거봐라 거봐...앞으로 나를 따르라 \"하는 표정으로 나를 압도하기게 이르렀고

나는 깨깽 할수밖에..캬캬~~

남편과 나는 입을 마췄다.

복달이가 오면 서울행을 꼬투리를 잡아 대학 일년 마져 시켜

고시원에 보내서 안정된 공무원 시험을 보게끔 밀어부치자 했다.

그리고 복달이가 떠난지 22시간만에 전자키를 꼭꼭 누르는 소리와

현관문이 열리고 아들아이는 이불카바 같은 커다란 검은 가방을 짊어지고

들어서는데 웃음이 쿡 나왔다.

아들은 기가죽기는 커녕 \"어무이 아들 왔다`~~~\"하며

그 큰 가방을 쇼파에 쿡 내려놓았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가운데 앉히고 22시간 서울 상경기를 들었다.

\"우쨔된 일이고,.갸 니 친구라며?\"

\"그쨔샤..내 가만 안둘끼다 친구들 사이에 매장 시킬란다..\"

\"이벤트 회사가 아니고 다단계라며?\"

아들의 설명을 이랬다.

 

심야버스를 타고 동서울에 도착 하니 새벽 4시더란다.

\"면접 보려면 일단 씻어야 하기에 보따리를 어깨에 울러메고 목욕탕을 들어갔더니

카운터 아가씨 가 커다란 검은 가방 보고 \"\"뭐여요?뭐여요?\"\"하데

양해를 구하고 겨울옷 보따리를 카운터에 맡기고 단장을 하고 친구를 만나서

아침 식사를 하는데 친구가 말을 바꾸더란다.

사실은 이벤트 회사가 아니고 합법적인 다단계 회사라며

일단은 한번 교육을 받아봐라 하더란다.

괘씸한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를 서울로 불러올려놓고

밥값도 못내는 고등학교 친구가 딱해 일단은 따라갔단다.

4층 건물에 올라가니 강의실이 마련되있었고

수백명이 정장 차림 으로 청강하고 있더란다.

중간에 내가 말을 끊었다.

\"니도 의상은 됐겠네.자주색 우단마이에 반짝이 청바지를 입고 갔으니.쿠쿠..\"

남편과 아이는 내말에 와`~웃더니 아들은 다시 겪은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약 15분 듣고나니 기가차더란다.

사람을그럴싸하게  세뇌 시키는데 더 들으면 넘어가겠드란다.

수백명 사람들 사이에 중간중간 호응하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살렸는데

아마도 다단계측에서 심어 놓은 사람들같더란다.

그분위기가 PD수첩에 나오는 종교 집단 같기에

고민을 했단다.

 

\"아..판을 엎어 말어..나혼자만 빠져나가?\"갈등을 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힘깨나 씀직한 쳥년들이 열댓명 서있더란다.

판을 엎어버리면 분명 열댓명의 건장한 애들이 나를 칠것이며

아무리 내가 합기도 세계 금메달 리스트지만 역부족 이겠더란다.

해병대 시절 다쳐서 수술한 무릎 인대도 덜 나았고 해서  혼자 빠져나가기로 했단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복도로 나오니 가로막으면서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 에어 싸면서

\"교육기간이 5일이니 금요일까지만 교육을 받아보고 가도 늦지 않아요.\"

아가씨들이 너두나도 붙잡더란다.

점잖게 나와서는 이자리를 빠져나가기 힘들거 같기에 강하게 경상도식으로 나왔단다.

\"문디 가스나들..목 꺽기고 싶나.xxx들 존말할때 꺼져라..\"

생긴것은 곱상한데 말투는 조폭이니 아가씨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더란다.

그러고는 아들아이를 속인 친구와 팀장이라는 남자와 몆명의 남자들이

또 아들아이를 빙 둘러 싸드란다..

 

\"일단 왔으니 5일간만 교육을 받고 가시지요.\"

\"몬 얼어죽을 교육이요?내 짐 주이소..!!\"

\"짐 보관한 직원이 지금 병원을 가서 열쇠가 없어요 올시간만이라도 좋은 이야기 들어보세요

짐 내놔라  안된다  실랑이를 벌이는데 설득-강요로 이어지드란다.

아이가 생각보다 강경하자 다른방법을 쓰더란다.

\"그럼 우리회사 모델을 해보세요.키가 185에다가 얼굴도 작고 하니 모델로 쓸께요.\"

이번에는 모델하라고 회유를 하기에 목소리를 높혔단다

\"모델이로 나발이고 할생각 없으니 내짐 당장 가져와요.\"

소란해지면 곤란한지  일단 건물밖 공원으로 데려가서

장장 세시간 반을 아들아이를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더란다.

 

무술을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주먹이 곧 무기이기에 방어 목적이 아닌

공격용으로는 주먹을 쓰지말라는 스승의 말이 생각나서 참고 참았단다.

공원에서 설득 하다 안되니 일단 점심을 먹자 하기에  배도 고프고 해서

레스토랑에 들어가  메뉴판에 가장 비싼 음식을 의도적으로 주문하고

한그릇을 다 먹고나니  다시 세뇌에 들어가더란다.

인내심에 한계에 도달한 아들아이는 공원으로 일단 나가자고 제의를했고

안개비가 내리는 뽀얀 공원에서 팀장을 향해 주먹을 날렸단다.

 

모타리<덩치>쪼만한  팀장은 합기도 .유도 .태권도 . 검도를 배운

아들아이에게 일격을 당해 그자리서 뒤로 넘어가고

아들아이를 속인 친구는 아들아이를 말리더란다.

차마 친구는 칠수가 없어

\"너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포항 같이가자..임마..니 지금 세뇌당했어 ..\"

친구를 데리고 나오려하니 완전 세뇌당한 친구는 눈빛이 몽롱하더란다.

친구를 포기하고 짐 가져오라고 소리치니 그래도 뻐삐디기에

\"알았어요..나 지금 파출소 갑니다..짐 필요없어요..\"

돌아서서 파출소를 찾으니 경상도 촌놈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란다.

그래도 쭈삣 대면 또 붙들고 늘어 질까봐 거침없이 걸어가니

짐가져간 사람이 병원을 가서  열쇠가 없어 기다려야 한다면서

버티던 그짐을 3분도 안걸려 가져오더란다.

 

아들아이는 이불카바같은 까만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동 서울을 물어물어 찿아 포항오는 버스를 타고서야

서울은 코 베어간다는 말이 실감 나더라나.

아들 아이의 말을 다들은 우리 부부는 공무원 시험을 거부하는  아이를 제압하기로 했다.

\"이제 알겠지?세상이 만만치 않다는것을...휴학하지말고 올해 졸업하고 고시원 가라.2년 뒷바라지 해줄테니.\"

 

배가고프다기에 싱크대에서 초밥을 만들며 내가 한마디 하자 아이는 펄쩍 뛴다..

\"오며 가며 경비 십수만원 쓴거 수업료라고 생각 하면 되요. 다음에는 어떤 세상이 나를 기다릴까..난 공무원은 내체질이 아니야 엄마..이걸기회로 저를 설득 마세요..흠..\"

 

이렇게 북달이의 서울 상경기는 스물두시간만에  막을 내리고

이소식을 전해들은 인천 언니와 서울 여동생은.

안개낀 공원에서 맞짱 뜬 복달이에 용기를 높이사면서도.

웃음을 참지를 못하고 까르르 넘어가는 중이다 지금도.

 

 

 

<황당한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