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설날 연휴는 김밥마는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휴게소에서 김밥을 먹으면서 연휴기간의 기상도를 가늠해 보기 위함이다.
김밥 맛이 입에 쫘악 붙으면 내 기분도 대륙성 고기압골을 살짜기 그릴 것이고
김밥 맛이 별로라면 시베리아성 저기압권 안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막연한 믿음을 꼭꼭 눌러가며
오밤중에 졸음을 살살 펴가며
김밥을 돌돌 말았다.
다 말아진 김밥들은 경건한 맘으로 누워 있다가 무임승차권(칼질)을 받아
프라스틱통 안에 차례로 줄을 맞추어 포개어앉았다.
휴게소에서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맛본 김밥 맛은 음.. 뭐랄까...
그눔은 맛.. 있었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시엄닌 평소보단 저렴한 비용으로 마련한 선물에도 기뻐하시고 고마와 하셨다.
결국엔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애정을 확인하였지만...
헤어질때 시어머니 말씀이 내가 이번엔 안 아끼고 밝게 잘해서 좋다 하신다...
나 속으로 웃었다.
난 평상시랑 똑같은데 워째서 이번만 칭찬을 들었을꼬...
훨씬 값비싼 선물을 해드려도 못듣던 소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