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특정 국가와 국민을 모욕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0

사랑


BY 큰돌 2006-01-21

연두빛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희망과 시작이 함께 하는 정말 부드러운 봄이 시작 왔다

옥이도 아침에 학교가는 친구와 동생과 동네 아이들을 보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까만 교복에 하얀 카라를 올린 친구들의 권색 운동화도 즐겁게 보이고 동생 꺼먼 챙이 짧게 달린 모자와 왼쪽 가슴에 이름이 새겨진 명찰도 멋져 보인다

깡충하게 올라간 막내동생 내복도 귀엽다

왕 발가락이 쭉 나온 옥이 양발을 얼른 바꿔 신어 그 구멍이 금방 새끼 발가락에 가 있어서 조금은  편한걸 느끼고 좋다

이렇게 옥이는 오는 봄을 나름대로 설래게 보고 느낀다

\"옥이 있냐? 옥아<<<<<<<<\"

아랫동네 사시는 외 할머니의 남자 같은 목소리가 멀리서 오늘아침 봄 보다 먼저 옥이한테 달려든다

\"ㅎㅎㅎ 할머니 오세요?\"

\"그래 밥은 먹었냐 ? 집은 다 치웠구?\"
\"네\"

할머니는 항상 딸의 반신불수 된 그모습이 안되어서 매일 와보고 거기에 옥이가 어리니 앞 마당이며 뒷 마당을 뒷짐을 지시고 살펴보고 잔소리에 욕까지 그 목청 큰 소리로 절절 된다

\"에미는 밥좀 먹었냐? 머 해서 먹드냐?\"

\"그냥 짠지하고 국하구요\"
\"국?\"
\"네\"
\"먼국 끓였냐?\"
\"ㅎㅎㅎ 김칫국이요 거기다 밀가루 조금 풀어서 푸더국 끓였어요\"
\"잘 했구나 요즘 김치가 시어서 그런거 끓여서먹어야지 푸성귀 먹어버릇하면 신김치 안먹게 된다\"
\"네\"
할머니가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시고 아무말도 없다

\"일찌기도 치웠구나 잘 했다  오늘 핼미랑 어디 가자 \"
\"어디요?\"
옥이가 눈이 커다랗레 변한다

할머니가 무섭고 정이 없고 볼때마다 욕을하고 소리를 질러서 옥이는 얼른 할머니가 갔으면 했는데 어디 가자 하니 옥이가 내심 불만이 불거진다

\"핼미랑 가는거 싫냐?\"
\"아..니....요 \"
옥이가 마지못해 눈을 내리깔고 말을 한다

\"핼미랑 쑥좀 캐러 가자\"
\"쑥이요? 벌써 나왔어요\"
\"그려 우리집 밑에 있는 할망구가 많이 뜯어다 국을 끓였는데 좋더라\"
\"얼른 바구니 들고 가보자 양지쪽으로\"
할머니는 옥이 대답은 필요가 없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처럼 그렇게 말을하고 옥이 역시 꼭 가야 한다는 마음만 들고  싫다는 좀전의 마음은 어디로 가버렸다

무슨 국방의 의무처럼 그렇게 되버렸다

바구니와 창칼을 들고 얼른 발빠른 할머니뒤을 따라간다

겨울 내내 눈이 녹아 내리고 얼었다 녹고 한 둑과 고랑을 넓게도 좁게도 뛰면서 옥이는 삐죽나온 지난 가을 농사 잔 가지에 발을 찔리까 눈이 발걸음에 가있으니 당연히 걸음이 느리다

\"왜 피죽도 못 먹은거 마냥 걸음이 느리냐 다큰 기집애가 어여 와\"
\"네...........\"
양지쪽 산소가 볼록 솟은 곳에 배시시 뽀사시한 쑥이 정말 있다

\"여 많다 여서 찬찬히 뜯어라 핼미는저기서 뜯을테니 미친년처럼 여기저기 덜렁 대지말고\"
\"네\"
옥이가 바구니를 놓고 산소앞에 얼굴을 대로 해를 등에 댄채 창칼을 오른손에 들고 왼손으로 쑥을 잡는다

작고 여리다

아직 다 나오지 않아 손에 겨우 잡힌다

\"이걸 어떻게 뜯어 이렇게 작은데 할머니는 혼자 오지 이런건 맨날 날 데리고 오고 있어\"
옥이가 옆눈으로 할머니를 보고 중얼거린다

아는지 모르는지 할머니는 열심이다

열심히 해야 한다

손빠르고 나물이라면 귀신처럼 잘 하는 할머니 보다 작게 뜯으면 난리가 나다

젊는년이 늦다는둥  일을 한두번 하는애도 아닌데 머 했냐는둥 널데리고 온 내가 속이 터진다는둥 정말 그런 궁시렁 대는 소리 한 두번 들은게 아니다

구멍이 숭숭 난 바구니에 살살한 쑥이 소복해진다

옥이는 만하보이게 하려고 손으로 하나 뜯어서 바구니에 넣을때마다 쑥을 휘휘 저어서 가운데 소복이 올려 놓는다

\"많이 했냐 \"

할머니가 옥이 바구니를 보고 계신다

\"많이도 했구나 작은 쑥을 이제 가자 이만하면 니집하고 내집하고 실컷 먹겠다

얼마나 좋은지 옥이는 얼른 일어나 바지 궁뎅이를 턴다

옆구리에 할머니 쑥과 옥이 쑥을 합친걸 옥이가 다 들고 내려온다

아까전 고랑과 둑을 신나게 옥이가 걷는다

저 멀리서 꼬리를 흔들며 누렁이가 뛰어 온다

\"개 쩝매놔라 동네 사람들 욕 한다\"

\"녜\"

어느새 누렁이가 옥이 옆에서 겅중겅중 뛰며 꼬리를 치고 발바닥에 흙을 잔뜩묻혀 옥이가슴에 얹는다

\"저리가 이 흙좀 바 맴매\"

옥이가 때리는 시늉을 하자 얼른 떨어져 걷지만 연신 겅중겅중 뛰며 다닌다

뒤돌아 보며 할머니가 웃는다

\'그래도 지 밥주는 사람은 알아보는구나 하는짓 보니 \"
할머니도 누렁이를 이쁘다  말씀을 그리 한다

\"어여 가자\'

할머니 걸음이 엄청 빠르다

하지만 옥이는 천천히 누렁이를 보면서 걷는다

아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