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길에는 놀이감이 많다. 어릴적 친구들과 레일 옆으로 놓여진 수많은 돌멩이 속에서
크기가 고른 돌멩이만을 찾아 공기놀이를 했다. 흔히 하는 5알 공기는 시시해서
많은 공기를 했다. 공기알을 수북히 쌓아놓고 하는 놀이다.
이것이 심심해질 때쯤 우리는 기차가 어디쯤 오는지 알아보려고 철길로 달려가서 레일
위에 귀를 대본다.
멀리서 떨리는 듯이 전해지는 느낌으로 기차가 곧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때는 각자
가져온 못들을 레일위에 올려놓고 도망치듯 뛰어 내려가 어딘가에 숨어서 기차가 지나
가기를 기다린다. 행여 거대한 몸통의 기차가 작은 못들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멀리서 기차가 무사히 지나 가기만을 바라고 또 바랬다.
붉은 머리통을 내밀고 굉음을 울리며 기차가 지나갈 때를 맞춰 우리는 달려나와 자기
못이 얼마나 정교하게 갈렸는지를 살펴본다. 납작하게 갈린 못을 우리는 소꿉놀이할 때
칼로 사용한다. 굵은 모래알로 밥을 짓고 풀잎을 뜯어다 방금 기차에서 갈아온 못칼로 반
찬을 만든다. 도토리 깍정이로 밥그릇을 만들면 주변의 자연이 모두 우리의 소꿉놀이감
이었다. 부뚜막을 만들어 솥을 걸고 솔가지를 꺽어 불을 지펴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
르듯 나의 유연시절 추억도 희미한 기억 속에 연기처럼 가물거린다.
오늘따라 미국으로 떠난 나의 유년의 친구가 보고 싶어진다.
그 친구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