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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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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감


BY 은하수 2006-01-09

어렸을 때는 신정 연휴가 꽤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어도 삼일 연짱은 기본이었던 것 같다.

신정의 첫날 신문 방송면을 펴 놓고 재미난 특집 영화나 프로그램을 시간별로

시청 계획표를 짜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었는데 말이지.

삼일 연달아 쉬어야 비로소 머릿속이 비워지면서 새해를 맞이하였단 실감이 그제사

들곤 하였는데 말이지.

 

요즘은 그런 재미는 도통 없다.

월차니 연차니 주 5일 근무니 해서 국경일이 많이 줄어든 관계로

신정 연휴도 없어지고 1월 1일 당일만 칼같이 논다. 야박하게 말이지.

월차도 5일 근무도 해당 사항 없는 사람만 서러운 일이더구만.

숨 돌릴 여유가 별로 없이 바쁘게 바쁘게 돌아간다.

 

더구나 설날은 까치와 아이들 명절이지

어른에게는 더이상 명절은 아니다.

아.. 이래서 또 한 살 더 먹는구나... 하고 고개 들어

한어린 눈으로 하늘 한번 쳐다보게 되는 날이 되고 말았다.

 

어쩌랴...

공평하게도 한 살씩은 꼭 먹는 날이니...

겨울에 설이 있음도 참  뜻 깊은 것 같다.

모든 것을 비우고 원점으로 돌려야 하는 계절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이 공(허허로울)이며

무(없을)일 수 있다는 것을 계절에게서 배운다.

 

모든 만물이 최소한의 것을 누리며 생명을 유지하는

이 계절에

나두 최소한의 것으로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법을

익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겨울이란 춥고 삭막하고 잔인할 수도 있지만...

그 숨겨진 얼굴에서 최소한의 것에 만족함을 배우라 하는

말을 듣는 듯 한다.

 

겨울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

 

최소한의 절제를 아는 미덕에서

겸양에서

새해를 출발한다면

좀더 의미있는 것들을 발견하며

내게 좋은 것들로 풍성히 채우며

 

삶의 시간들이 아름다이 흘러갈 것이다.

또한 조용 조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