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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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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부는 바람


BY 통3 2006-01-09

일년이면 꼭 한두번은 한양(서울)에 다녀와야 직성이 풀리는

시커먼스.

어찌어찌 올 겨울은 잘 버팅긴다 했더마는 기어이 년초부터

엉덩이가 불이 붙었습니다.

가는 사람 붙잡고 꼭 해 떨어지기 전에 오라 신신당부 혔더니

막둥이도 아닌 것이 대답은 꼬박꼬박 금방 온다, 일찍온다 하더이다.

 

지 버릇 개 못준다고 해마다 속으면서도 이번에는 일도 있응게

일찍 오겠지 했드마는 아주 2일을 연장해 더 있다 온다 하더군여.

 

일찍 온다 하더마는 전화 한통 없고 핸폰 조차 받지 않던 사람이

새벽이 넘어 열받아 뽀글거리는 맘을 겨우 누르고 잠든 사람을

전화벨 소리에 깨게해서 한단 말이 미안하단 말은 접어두고

얘기하느라 전화온 줄 몰랐다네요.

 

어린 자식이 아부지랑 목욕탕 가겠다고 해도 지기전 부터

기다리다 전화를 몇번하고, 보다 못한 각시가 거기에 보탠 것이

열번은 될텐데, 한참 자는 새벽에서야 보고서 자는 사람깨워

열이나 날밤을 새게 만드네요.

 

양심은 찔리는지 좀전에 전화가 왔더이다.

눈치보는 목소리에 오늘, 낼 이틀을 연장했다 오시겠다나-

 

저 두말 않고 오지마라 했슴다.

그리 좋은 곳에서 뭐하러 내려오냐고 그냥 각시하나 얻어서 눌러 앉으라고-

나도 맘 맞는 남편 만나 살란다고-

그냥저냥 자식도 있으니 일년에 한번 랑데뷰 하자고-

 

속 좋은 척 허허 웃더니

\"너 같은 놈 없어서 안된다나요, 둘러보니 그래도 니가 났더라네요\"

정히 살라 할려거든 절더러 하나 구해달라더군요.

 

내가 나사가 풀렸습니까? 어디가 모자랍니까?

사방천지 사람 많은데서 하나 골라 살라 했슴다.

그 다음일은 내 알바 아니라고-

 

솔직히 내 자랑 같습니다만, 주변분들 화나면 남편 밥이고 뭣이고

없다 하더이다.

하지만 저 신혼때부터 남편이 속썩이면 오히려 그 다음날되면

집안구석 구석 다 치우고, 반찬 가짓수라도 늘리고  먹던 국이 있어도 새로 끓였습니다.

 

왜냐구요?

아무리 화나도 제 할 일은 꼭 해놓고 뒤를 누르거든요.

주변 얘기들 들으면 남자들이 잘못해 놓고 트집잡아 더 큰소리치잖아요.

\"뒤 구리고 성내는 뭣\"처럼-

 

미리 트집거릴 차단하고 양심에 쇠못을 내리박는거지요?

무섭다고요?

네-에, 저 무서운 여잡니다.

 

저는 안 입고, 안 먹어도 집안식구들 양말 한짝이라도 꼭 사서 신기구요,

밉다 밉다 하면서도 아픈것 보다는 낳으니 좋다는 것

사다 먹입니다.(코앞에 두고도 제가 안 주면 안 먹습니다.)

 

그러니, 싸움해 봤자 저에게 말로는 트집잡을게 없으니 말을 못하게 막습니다.

 

그런데, 우습고 속이 없는 것은 접니다.

있는 말, 없는 말 다 쏟아내려고 미리 마음에 준비까지 해 뒀는데

글쎄 \"너밖에 없다, 너만한 각시가 없더라\"하니

그말에 슬금슬금 녹아 제대로 화도 못내고 각시나 얻어살란 말밖에

못했지 뭡니꺼-

 

에구, 미련곰퉁이 화를 낼려면 제대로 내야되는데 씨도 안먹히게

그것도 화라고 내놓고, 이제와 글을 쓰다 보니 다시 화가 올라오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