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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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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에게 바라는 마음.


BY 솔향기 2006-01-06

이쁜 여자조카가 나에겐 있다.

남동생의 둘째아이..여자아이이다.

내눈에는 이쁘기만 한 조카가 남의 세상사람들의 잣대로 보면 정상인이 아니다.

뇌성마비의 일종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인 것이다. 지금의 나이 5살.

한참 이쁠나이이고 재롱부릴 나이인데..언제부터인가 조카는 자기의 몸이 남과 다르다는

걸 알아버렸다. 길을 걸어도 잘 넘어지고 한쪽팔이 남과 같이 자유롭지못하고,물건을 쥐면

곧 잘 떨어뜨린다는 걸 알아버렸다. 작년까지만해도 다들 그렇게 생활하는 줄 알고 컸다.

올한해 부쩍 커버리는 조카는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걸 놀이방을 다니면서 알게되었다.

 

그리고 나에겐 이쁘기만 한 올케도 한명 있다.

두아이의 엄마인 올케는 요즘 흔히 말하는 신세대 엄마이다.

노는 거 좋아하고 꾸밈없고 욕심도 많은 신세대..그런데,그올케가 요즈음은 부쩍 아이문제로

예민해져 오고 있다. 해가가면 나아지리라고 희망을 너무 건 까닭인지 아이가 자꾸 커갈 수록 달라지는 아이를 보고있으면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여지기가 힘든가보다.

그래서 술로 가끔 지새운다. 신랑이 출근하고 없는 시간이나 아이들이 학원이나 놀이방을

가고 난 사이에 마시기 시작한 술이 매일 조금씩이라도 마시지않으면 안될 지경까지 간거였다. 남동생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멀쩡하기때문에 여지껏 알아차리지를 못해고..얼마전에

가슴이아프다느니 뛰어내리고싶다느니 충동적인 말을 일삼아 남동생이 큰맘을 먹고 올케랑

종합병원의 정신과방문을 한 모양이었다..근데,결과가 엄청 커서 남동생도 그모든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요즈음 마음이 공허한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아프면 부모의 마음이 찢기운다고했는데..여지껏 그모든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는데, 정작 아내인 올케의 곪아진 병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힘들어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을 해서 장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알콜중독증세가

심하다는 거였다. 문제는 이쁜조카가 몸이 불편한 것이 다른아이들과 다르다는 점으로인하여 자신의 인생이 꼬였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이 올케를 그렇게 만들었다고한다.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픈일이다..남동생이나 올케에게나..그러나,무엇보다도 상처받는 쪽은

조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더 아프다.

남동생은 아이의 치료비를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힘든 일을 하고 있다.

올케도 한달입원치료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는데..또 다시 병이 재발하여 다시 입원을

할 수밖에 없어 입원중에 있다. 한참,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나이에 엄마의 사랑에 굶주릴

조카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가슴이 아려오는데..한편으로는 같은여자인 올케가 괜시리 야속해진다..정작 자신의 힘든 투정만 하고 온 올케가 같은여자로써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한편으로는 오죽했으면 그랬으랴하는 맘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빠른 치료를 하여 사랑이 필요한 조카들의 엄마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동생의 아내로 돌아와서 이쁜조카들을 사랑으로 감싸안는

엄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공허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남동생에게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않는 아내로써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