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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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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종지


BY 蓮堂 2005-12-15

잠이 안와서 미치겠다.
그렇다고 불면증은 결코 아닌데 이시간에 나를 옭아 맨 상념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코를 골고 자는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컴을 켰다.
밀려있는 원고도 손을 대기 싫고, 매너리즘이라고 하면 좀 오만일지 몰라도 자꾸만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다.
두건의 행사를 치루느라고 여고 동창회마저 불참하고 얼굴  들이 민 자리에서 점점 좁아져 가는 입지에 몸마저 움츠려 드는 것 같다.
나를 주시하고 있는 원로 작가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송곳같은 혹평을  감수하기엔 아직도 내 그릇이 크지 않음을 실감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빠르다\'라고 했지만 너무 늦게 시작한 문학 활동에 한계점을 보는것 같다.
\'연당의 글은 물고기가 튀는 것 같은 생동감이 있어서 아주 좋은데 아직은 빛을 뿜기엔 더 큰 움직이 필요하다\'는 나를 아껴주시는 원로작가 퇴직 교장 선생님의 솔직한 채찍에 가슴이 뜨끔했다.
어디까지가 내 정점이 될지는 몰라도  이제 더 이상 올라갈 정수리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른이들은 아직도 나의 한계점에 라인이 없다고 믿어준다.
그래서 더 가슴이 갑갑해 온다.
간장종지에 국대접이 들어 갈 리가 없는데 억지로 우겨 넣을려니까 간장종지는 깨져 버릴 것 같이 위태롭게 팽창해 있다.
오늘 밤까지 보내야 할 원고를 써 낼수 있을지 간장종지는 또다시 금이 갈려고 한다.
달아난 잠은 언제 찾아 올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