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등학교 학적부를 우편으로 신청하여 받아보았다
졸업한지 20년이 되어가는데....
모든것이 아물아물하고 지나온 과거가 궁굼해 졌다
더욱 성적을 보고싶어진것은 중학생인 아들의 공부에 신경쓰다보니
내 자신도 알고 주제파악도 하며 아이에게 잘 다독거리려고 했던것이
핵심이였는지도 모른다
받아보는 순간 실망했지만....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은 됬었더랬다
1학년땐 부반장
2학년땐 반장
담임선생님의 대한 나의 평가는 매우 좋았다
좋은말은 다 써 놓으신듯 했다
1학년때 나의 직업 희망란엔 기자 로 되어있었다
혼자서 얼마나 깔깔거리고 웃었는지 기자는커녕...하며
내 자신을 비웃기라도 했던것 같다
2학년때 희망직업란엔 변호사 라고 씌어 있었다
정말 귀두 안찮다.....국어선생님의 말씀에 큰 용기를 얻었었나보다
너는 이담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면 정말 잘할듯 싶다고....
하지만 그것도 남의 얘긴듯 하다
3학년때 직업은 확 찌그러져서 그냥 회사원이라고 씌어 있었다
갈수록 꿈이 현실화 되어간다는것을 느꼈었을까
아님 평범하게 사는것이 최고라고 생각했을까
사실은 평범하게 사는것이 가장 힘든것 같은데.....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아들이 공부하고 있는 조선중기의 여류 서화가인
신사임당을 접하게 되었다
아들 노트에 사임당에 대해 적혀있는 글들을 보고 확~~~깬다고 할까
사임당은 효성이 지극하고 지조가 높았으며 어려서부터 경문을 익히고
문장과 침공자수에 능했다고 한다
귀가 막힌다
왜냐하면 나의 통지표의 가정 점수는 "가"였기 때문이다
제일 못한 과목이 가정과 미술이였다
사임당은 자수에 능했다는데...
나는 자수놓는 시간이면 친구에게 부탁하고 다른짖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임당은 시문과 그림에 뛰어나 여러 편의 한시 작품이 전해지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산수, 포도, 풀,벌레등은 얼마나 유명한가
자 대고 줄긋기도 제데로 못하는 나는 한심스러울뿐이다
감히 사임당과 경합을 할 생각은 아니지만 이건 넘 심한것 아닌가
그것도 모자라 자녀교육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서 현모양처의 귀감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하여 율곡 이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어머니가 된것이다
밉다 미워 같은 여자로서 어쩜 한가지 흠 잡을데가 이리도 없단 말인가
물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것에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래도 문학과 그림은 타고나야 한다고 하늘이 정해줘야 한다는데....
난 뭐냐고.....도데체 뭘 정해주었냐고.....이연사 힘차게 외침........!!!!
내 성적표를 남편이라도 몰까 무서워 A4용지를 6문의1로 접어
책갈피에 숨겨놓았다
신사임당은 못하는것이 뭐였을까?
밉기는 하지만 본받아야 하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는데....
어쨌든
오늘 신사임당을 생각하며 부모에게 좋은딸 남편에겐 좋은아내
아이들한테는 좋은엄마가 되도록 노력해 보아야 겠다
나의 아들은 신사임당을 배우며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궁굼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