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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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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일기


BY 동해바다 2005-11-18


 

      이제 수능치룰 날짜가 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년이라는 세월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이야...

      작년 아들아이가 서울 올라가 겪었던 일기를 슬쩍 한번 옮겨온 일이 있었는데
      오늘 아들 홈에 놀러갔다 또 한번 가져왔습니다.
      제 글 속에 양념조로 집어넣으니 가끔펼쳐 읽어보는 글이 미소를 짓게 만들거든요.

      소극적이면서도 주장 강하고....
      내성적인듯....외향적인 아이입니다.....

      수능을 치뤄놓고 논술준비로 서울로 상경...
      '교통카드 구매기'란 제목으로 일기를 썼네요

      그냥 재미삼아 읽어주시길....(나만 재밌다고 생각할까?)

      ********************


      1.


      2004년 7월 1일자로...서울시 버스가 전면적으로 개편되었다...
      수시때문에 지난 7~8월에 서울에 잠깐 들리게 되었는데..형형색색
      버스들이 다니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었지...

      그런데 여론에서는 버스노선이 복잡하다.
      요금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둥 한창 어지러울 때라 감히 버스를 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한달여 이상을 서울에서 보내야 할 내게
      시민의 발역할을 하는 대중교통..그 중에서도 버스!!~~
      안타볼래야 안타볼 수 가 없었던 것이었다!!

      학원을 마치고서 친지분으로 부터 버스를 타라고 권유받았다.
      엉겁결에...예~~라고 대답은 했지만....
      다리는 후들거리고 손에는 땀이 범벅되어갔다...긴장한것이다(=촌놈의 정상적 상태)

      버스 정류장을 향하는 도중 꽉 막힌 도로변에 내가 타고자 했던 초록색 3423버스가 
      서 있는 게 아닌가?...이게 왠 떡일세?! 하고

      막 그 차를 향해 가서 웃는 얼굴로...
      "아저씨 여기요"하면 오른쪽 손을 크게 휘저었다.
      그런데!!..기사양반 날 힐끔보더니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순간 당황한 나 크게 흔들던 오른쪽 손이 자연스럽게(?) 
      내 뒤통수로 향하면서 긁적거린다....자그마한 소리로 "..아닌가?"
      길이 뚫리면서 차는 쌩하고 가버린다

      아! 이게 서울의 인색함이란 말인가?! 
      결국 서울은 이런곳이였단 말인가....
      슬픔을 뒤로한채 결국 정류장으로 가서 정식적인 승차(?)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간이 흐르고..' 앗! 저기 온다...음..3423 초록색 맞지?..ㅇㅋ..'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읔..
      "버스값이 얼마지?...."
      삼척에서도 버스 안탄지 오래된 나..버스값을 몰랐던 것이다...
      '1000원을 넘더라 안넘더라...' 
      워낙 막히는 부분이라 차가 더디게 오는 과정에서 
      그 어려운 과제를 풀기에 여념이 없던 것이 아닌가...

      결론 : 1000짜리 두장을 약간 포개서 기사한테 보이면서 넣어 보자...
      차가 도착했다...
      사람들이 탄다....카드로...삐리릭...첨단의 시대였구나..!...

      나만 현금냈다..1000짜리 두장을 포개서...잔돈이 100원이었다!!
      허걱....버스한번 타는데 1900원 이라니!!...야...역시 서울은 다른가?
      이런 궁금증을 갖고 출입문쪽에 있는 좌석에 앉았다.....그런데....  


      2.


      다음 정거장에 와서 사람들이 타는데 카드로 찍는 계기판에
      이러한 번호가 찍히는 것이 아닌가? 
      900원.....
      잠깐!!! 이게 무슨 조화지?...어라..요금이 900원? 
      난 아까 1000원짜리 두장 살포시 포개서 보여줬는데 100원 거슬러 주더니...
      그럼 현금은 더 비싼건가? 아니야 그래도 2배가 넘게 비쌀리는 없잖아 하며 
      식은땀이 얼굴을 덮고 나는 고민에 휩싸였다..

      아차!! 밤이라서 나의 살포시 곂쳐진 2000원을 1000원으로 
      기사아저씨가 오해를 한거 아닌가? 그런거야 분명히 그렇군..
      이렇게 결론 내리다 보니 더욱 고민에 휩싸였다...

      <아저씨한테 " 아저씨 아까 제가 1000원 짜리 두장을 살포시 포개서
      냈거든요? 그런데 100원 밖에 못 거슬러 받았어요. 1000원 주세요"
      하고 말할 것인가?>

      이미 3~4정거장은 이미 지나고 말해봤자 아까 처음봤던 기사
      아저씨의 이미지 때문에(그 냉혈한 얼굴...!!) 감히 말을 못 걸겠더라.
      그리고...속으로 위안하기 시작했다...
      ' 그래....성금했다 치자 내 1000원 성금했다 치자...성금..성금..."  

      목적지에 도착해서....버스에서 완전히 내릴때까지...성금..성금...
      그 날 이후 교통카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 나.

      우여곡절 끝에 결국  교통카드를 샀다.
      그런데 이것도 만만치 않은 과정이 아니었던가!!~~~
      이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겠당.^^;;  

      
      3.

      여기는 버스정류장...저기 버스가 온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나...900원을 찾아라..
      "달그락 달그락"  열쇠와 부딫히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동전들...
      한껏 핀손에 보이는 동전은 400원...
      헉!! 더욱 심각한 일은 1000원의 지폐도 없었던것...

      '5000원은 무리야 남들 다 카드사는 이시기에 만원?!
      미친 짓이야...9900원을 성금할 수는 없어!!'
      눈앞에서 버스를 보낸다. 마치 사랑하는 여인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ㅜ.ㅜ

      두리번..두리번...여기 근처 교통카드파는 곳이 없을까?...
      바로앞에 풀빵장수와 눈이 마주쳤다..그의 엷은 미소...
      나의 곤란한 처지를 안다는 듯이 연민의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_-;;
      풀빵장수의 눈을 피해 달아나듯 버스정류장을 내려와
      근처 편의점 Family Mart에 들어갔다...

      '잔돈을 만들어야해!!'
      살게 마땅히 없다..그때 내눈을 사로잡은건...바로..
      초콜렛....[크런치]...=500원....5000원-500원=4500원→거스름돈!!
      다행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같은 허접한 잔돈메이킹(?)을 더이상 하기 싫었던 나는..
      교통카드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지하철출입구쪽으로 가다보니
      교통카드 판매소가 눈에 보였다...
      잔뜩 긴장했지만...표현은 자연스럽게...기침 두번..쉼호흡도 하고..

      "아저씨 교통카드 주세요." 멀뚱히 바라보는 아저씨...
      "...카드 얼마에요..?"
      "1500원 입니다..." 한심한 게 아니라고..당연한 거라고..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1500원 짜리 카드를 받았는데..
      잠깐 1500원 짜리면 1500원만큼만 쓸 수 있는 건가?..하며
      뒤돌아서는 찰나..

      "이봐 학생 충전해야디!!??".....충전..RECHARGE?
      이어지는 아저씨의 가르침...
      "카드는 1500이구 거기에다가 충전을 해야 쓸 수 있는겨..."
      "충전 얼만데요?" 
      " 10000원도 있고...15000원도 있고..."
      "만원 밑은 없어요?"
      아저씨 한숨뒤에 "5000원도 있어...."

      그걸로 해주세요 그리고 받았다...
      이야!! 나도 교통카드 생긴거야!!
      버스를 다시 탓다. 남들처럼 나도 카드를 댔다...
      띠리릭! 800원!!
      아싸..교통카드는 100원이나 싸구나...쾌재를 부르며 좌석에 앉았다..
      그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몇정거장 뒤에 중학생인듯 보이는 학생(!)이 카드를 대는데...
      띠리릭! 650원??!! 
      이어지는 여성음성 "학생입니다!"
      쿠궁!!(하늘 무너지는 소리!!) 이런!?! 또 실수란 말인가?

      버젓이 학생카드를 두고 성인(?)카드를 사다늬...
      그렇다고 성인영화도 못보는 나이에 이렇게 억울할대가..ㅜ.ㅜ;;
      하늘이 무너지고 또다시 이어지는 귓가의 소리..
      '성금~~성금~~성금~~~'....나는야 또다시 성금을 한것이다....


      서울생활...
      모르는게 많아 피해보는 것도 많다...그래도..
      이글을 보는 내 친구들이..나같은 피해는 보지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을 쓴다...



      **********


      바보같죠? 울아들
      이런 아들은 이제 서울생활 1년째...
      지금은 사범대학 1학년에 재학중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