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의 매달림을 뿌리치지 못해
(훗날 아이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며 틀림없이 난 지금을 그리워할 것이다.)
같이 잠이 들었다.
엄마를 따르는 건 본능인가 보다.
모정도 본능이겠지.
하지만 새끼의 본능만큼 원초적인 건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어느정도 교육에 의한 것도 있고 개인의 인성에 달린 것도 있는 것 같다.
난 어떤 어미인가...
가끔 생각해 본다.
세월의 떠밀림으로 얼떨결(?)에 아이의 어미가 되고 말았다.
내가 준비가 되었든 혹은 안 되었든 간에
아이는 내 품안에 왔고
난 어미노릇을 해야 한다.
인생은 연극이라 그랬던가.
어미 역활이 내 앞에 떨어졌으니 그 역활을 위해서는
내 속에 어떤 갈증도 불만도 다 비움으로 두어야 했다.
나 자신의 욕구는 들어 내고 아이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했다.
애써서 노력해서 자기각성으로 만들어지는 모정 말고
그냥 애쓰지 않고 가만 있어도 고이는 맑은 물을 퍼 올리듯이
사랑을 퍼올리는 깊고 깊은 옹달샘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언제든 어디서든
사랑에 목말라할 때 그 아이의
갈증을 시원히 충족해줄
사랑의 원천이고 싶다.
그리하여 오늘도
내 마음의 서랍을 열어서
낡은 욕심을 힘껏 버리고
구겨진 허무를 다시 펴고
일상의 먼지를 털고 닦고
다만 너를 향한 뜨거운 마음만을
가지런히 개켜서
눈에 잘 띄는 곳에
곱게 간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