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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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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유감이라...


BY 지금이순간 2005-11-05

음식을 주문하고 내려다 보이는 번화가를 감상한다.

초등 나의 딸님은 예쁜 부추를 가슴에 안고 마냥 즐거워하고,

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웃는 사람들, 찡그린 사람들, 무덤덤한 사람들, 멍하게 걷는 사람들,

각자가  표정을 안고 어디론가로 바삐 걸어간다.

몇 달 친정집에선 우환이 끊이지 않고 파도처럼 왔다갔다 한다.

오빠의 어리석은 욕심이 한 가정의 질서를 깨더니,

드뎌 4명의 자식을 두고 올케언니는 사라져버렸다.

이제 곧 돐이 돌아오는 젖먹이 막내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나 버린 그녀...

정신차려 돌아오니 부인은 떠나고 빚은 산더미....

큰 애가 이제 겨우 일곱살인데 그 밑으론 아장아장한 동생들....

이런 이야기는 시중에 떠도는 뉴스꺼리라 생각했는데 너무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아....시절 인연, 시절 유감의 풍경들이 아닌지....

우환은 여기서 끊어지지 않고 줄줄이 새끼줄 엮어 내리듯 따라 올라온다.

옛말이 그른말 없다더니 믿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 그대로 나타나 할말이 없다.

노쇠한 친정엄마는 자식이라고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도

네명의 아이들 뒤치닥꺼리를 하고 있으니 지옥이 따로 없다.

가족이 도와 주지만 그건 도움이 너무 미약하다.

주말이면 젖먹이만 떼 놓고 남자애 셋을 데려와 부재중인 엄마 노릇을

얼마나 내가 할 수 있겠나.

엄마의 자리라는게 누가 대신할 수 있는게 아니니....

욕심이 가져오는 재앙을 여실히 나타내보인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아름다운 자연을 여유있게 바라 볼 수 없는 이들이 많다고 하니

정말 시절 유감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