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누군가 무죄라 하지 않았던가?
오늘 같은 날 아니 오늘 같은 밤 그대로 집으로 곧은 걸음 향하기는 아무래도
마음이 그랬다.
23년전!
오늘 참으로 행복했었지~
신혼 첫날 밤~
핑크빛 날개 달린 잠옷에 생전 처음 붙혀 보았던 인조 속눈섭에 갑갑해 하면서
먹구름 천둥 번개 그런 날, 감히 내 삶에 내 앞에 다가 오리라 생각도 상상도 하지
않으면서 마냥 행복한 웃음이 지천이었을게다.
서글픈 시월의 마지막 밤~~~~~~~~~
이제는 내게 있어 추억의 단어가 된
결혼 기념일!!!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던 미용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왠일인지 오늘은 한가하여
미용실 원장은 TV 앞에 턱을 고이고 앉아 있다가 내가 들어가자 반달 눈으로 활짝
웃으며 눈인사를 건넨다.
쟈켓을 벗고 파머 까운을 갈아입고 의자에 앉았는데
갑자기 뒤를 따라 손님 서너명이 줄지어 꼬리를 잡고 들어온다.
마침 내일이 미용실이 쉬는 휴무일이라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원장은 돌려 보내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앉으라 권한다.
샴푸를 하고 코팅제를 바르고 퍼머 롯트를 말았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휴대폰에 진동음이 울린다.
딸아이다.
빵을 만드는데 케찹과 우유가 필요하다는 문자 메세지였다.
답으로
알았어라고 하지 않고 이렇게 보냈다.
아주 오래 전 엄마는 행복했었단다
결혼 기념일 오늘은 그런 날~
청승인지 미련인지
눈가에 이슬이 젖어 들었지만 그래도 방울로 떨구지는 않았다
이제 그만 잊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