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라는 명칭은 그 치아가 "사랑을 느낄 만한 나이"인 19세에서 21세쯤에 난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생각되고 영어로는 wisdom teeth 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지혜를 알 만한 나이에 나온다는 뜻으로 생각되며 이것을 한자로 바꿔 지치(智齒)라고도 한다고 한다.
3년 전 생긴 바늘만한 충치 구멍이 시간이 지날수록 부서지고 부서져 한쪽면이 뻥하니 뚫리니 너무 아파오기 시작했다. 사람이라는 것이 참고 참다가 죽을것 같이 못견디게 되면 살 방법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듯히 나도 그렇게 미련을 떨다가 남편에게 곰탱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함께 치과를 찾아 겨우 없애버리고 나니 입안이 시원하기 보다는 속이 시원하니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옛말에 앓았든 이빨이 빠지는 기분이라고 하더니 정말 너무도 딱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대학1학년 한창 활기가 넘치는 시기에 28개의 치아에서 32개의 치아를 가지게 되었다. 다행히 바르게 나버린 내 사랑니 때문에 다른 사람들 처럼 큰 고통없이 사랑니를 맞이 하였던것 같다.
어릴때 부터 사랑니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사랑니가 나면 사랑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친구들은 말하곤 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아닌가 보다. 사랑니라는 놈이 대부분 입속 가장 안쪽에 자리해 그것도 제일 마지막에 나는 놈이라 그 작은 틈새를 비집고 나오려니 자기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잇몸에 뉘어서 나오다 보니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는 아픔처럼 그렇게 고통스럽게 주인을 맞이 하는 아주 못된 놈이 되고 만다.
다행히 곱게 자라 썩지 않고 곱게 견디어 주면 좋은 놈이지만 칫솔이 꼼꼼히 가지 못하는 장소에 자리하기에 썩어 버리기 일수라 당연히 없어도 좋은 존재이다. 썩지 않아도 나중에 충치가 나면 옆에 있는 치아까지 손상을 시키므로 아예 없애 버리라고 하는 놈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도 이 놈의 처지와 같은지도 모르겠다.
이 놈처럼 작은 틈새를 비집고 나올때 열이 나게 하고, 식은땀이 나는 아픔처럼 열정적으로 솟아 오르다가도 한 순간 자기 주인의 안정을 외면 되어져 버리는 소멸성 강한 존재 말이다.
사랑은 할때는 행복한 거지만 차라리 하지 않으면 속이 편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런데 그 빈자리가 며칠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아려 온다.
"날 기억해 주세요."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