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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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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슬픈이유


BY 오월 2005-10-07

가을바람에 색이 있다면 은색일겁니다.

은색바람이 가슴으로 불어 뻥하니 뚫고 지나갔나봅니다.

가을 단풍이 곱다하지만 황혼색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가을단풍이 군데군데 열려서 익어가고 있습니다.

곱고 여리기만 했던 코스모스도 어느새 표독을 뾰족히

세우고 몸을 곧추세웠습니다.

아직은 푸른숲속에 귀엽기만했던 작은 새들의 울음에도

날카로움이 묻어있습니다.

 

휘잉 불어가는 은빛바람이 잠시 머무르며 창문을 두드리는

은빛바람이 흰머리 돋아나는 나이를 잊게하고 엄마가 그리워

눈물나게합니다.

보랗빛 쑥부쟁이가 하얀구절초가 목을 뎅강잘린 해바라기가

푸석거리는 수숫대가 머지않아 흔적없이 사라질 날들을 예고

합니다.내가 뱉어낸 한숨인냥 하늘에 고요히 깔린 흰구름에

가슴이 싸아하게 저려옵니다.

 

그렇게 가을들판에 퍼지리고 앉아 남편을향해 독백처럼 말합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부모형제 다 버리고 당신따라와서 오랜세월을

당신만 보며 살았네!."

등을보이고 앉은 남편이 늦은 대답을합니다.

"너만 버렸냐.?나도 버렸다."

아하!!그렇구나 남자도 버렸구나.

여자들은 왜,나만이란 생각을할까.

남편의 얼굴위로 슬쩍 스치는 외로움이 짙게 내가슴으로

전해옵니다.

저만치 은빛 갈대밭이 눈부십니다.

 

쓸쓸한 해거름 두사람의 외로움이 은빛갈대밭에 홀씨되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아!!가을은 너무 예뻐서 더 외로운가 봅니다.

가을에 그리운 사람이 더욱그리워 눈물나는건 아름답지만

서걱이는 쓸쓸함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가을바람도 머무르지 못하고 헤매다니고 가여운

가을잎을 한아름씩 품에안고 다니나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등뒤로 저녁 노을이 곱습니다.

"당신,무지 그리워 못잊는 여자있음 내가 꼭,한번만 눈감아

줄께 찾아가볼래.?"

"..........."

 

쑥부쟁이의 전설을 알아서 인지 젖은 풀을 헤치고 남의집

감나무밑을 헤매던 바람부는 어린날의 가을을 잊지못해서인지......

내가 너무 슬퍼서 그대도 너무 슬퍼보여 가만히 그대등을

안고 토닥여 봅니다.

토닥~~~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