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 4녀의 자식들을 키우기위해 바지런한 엄마와 아빠가 열심히 사셨지만 살림은 크게 나아질것이 없던 생활들이었어요.
겨우 글 읽는정도만 깨우치신 분들이지만 부지런한 새처럼 사셨는데요.
결혼할때 월세방을 전전하다가 전세집으로 옮기고 옮기고를 몇차례!
주인이 집값을 올려달라하면 그만한 돈이 허락되지 않았기에 이사만 8차례를 했답니다.
니어커에 몇가지 되지않는 궁색한 살림을 실어 옮기고..
어느날 주인이 계약이 만기 되었으니 돈을 올려주던지 이사를 가든지 하라고하며 가버렸답니다.엄마,아빠의 근심이 시작되고.. 또다시 부모님은 이사할 집을 구하느라 바쁘게 다니셨는데 우리가 살던 전세집빼고 300만원맘 더 보태면 충분히 살수 있는 집이 있다고.. 집도 이미 비워져있고 우리처럼 많은 가족들 시끌벅적하게 살아도 누구하나 뭐랄데없는 한적한 곳이 있다고 하셔서 우린 기분좋게 이사를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자잘한짐들은 니어커에 싣고서 이사할 집을 처음 방문했는데.. 햇볕이 잘 들지않는 북향집이라 그렇지 옛날집치곤 잘 치우고나면 그래도 살만한 우리들의 정말 우리만의 보금자리가 생기는 거였기에 기쁘기만 했어요.
언니들은 고등학교 이삼학년이었고 저는 중학생 여동생과 남동생은 초등학생이었어요.
나무마루로 안방과 작은방을 잇고 재래식 부엌을 잇는 그런 구조의 집에 재래식 화장실!
안방에선 엄마와 아빠 그리고 여동생 남동생이 자고 작은방에선 언니둘과 저 이렇게 셋이서 잠을 잤어요.
며칠 지난 어느 일요일 모처럼만의 대청소를하고 한가롭게 누워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있었는데..뭔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고 뭔가가 무섭게 짓누르는 느낌이 들어 눈을 억지스레 떴는데..아직 잠에서 덜깬걸까요?
눈 앞에 보이는건 왠 백발의 할머니 한분이 절 쏘아보며 제 배를 타고 있는거였어요.
숨이 막혀 죽을것 같은 순간에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고통스러워 했는데.. 아빠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순식간에 제 악몽이었는지 그 환영은 사라지고..
이젠 어디로도 쫒겨나지 않아도 된다는 그 기쁨이 이젠 두려움으로 바뀐 집이 되어갔어요.
학교에서 돌아와 공부하고 놀다가 저녁무렵 집에 들어왔는데 자꾸 졸졸졸 수도물이 흐르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오더군요. 빨래를 빠는 소리도 들리고 .. 해서 방안에서 편히 있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엄마!제가 좀 도와드릴까요?하고 불렀는데 대답이 없더군요. 몇번을 불러도..
부엌문을 연 순간 또한번 놀랐답니다.
부엌문을 열기전까지 들려오던 빨래소리랑 물소리도 들리지않고 불도 켜져있지 않은 깜깜한 부엌을 확인해야 했거든요.
이상한 일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어요.
여동생과 남동생이 뒷곁에서 귀신을 보았다며 겁에질려있었어요. 무엇을 보았던 걸까요?
며칠을 시름시름 앓고 학교에도 가지못할 정도였어요. 이사가면 않되냐고 애원하고~
언니들도 공부하느라 늦게 귀가하고 동생둘은 부모님은 주무시고 안방에서 텔레비젼을 시청하고 ..시험기간이라 혼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마루 끝쪽에서 삐그덕하더니 쿵쿵하고 울리더군요.그냥 무시하고 다시 공불 하려고 하는데 쿵쿵쿵쿵~하면서 빠르게 무언가가 내 방문앞까지 울리면서 멎었어요.
순간 나도모르게 으악~하고 비명을 지르고..주무시던 부모님이 놀라 오셔서 물으시기에 말씀드렸더니 엄마 아빤 몸이 약해져서 그런것 같다고 하시면서 엄마가 제 곁을 지켜주셨답니다. 언니들이 야간자습 마치고 집에 돌아와 엄마랑 언니들과 저 이렇게 넷이서 작은방에서 잠을 자게되었어요.
작은방은 높은 언덕쪽이라서 창문 높이가 무척 높았는데.. 우리들 불을 꺼놓고 이야기하며 잠을 자려는데 뭔가 휙~하고 지나가더니 다시 휙~
우리넷은 그때 모두 똑같이 보았답니다.
하얀 소복의 그 어떤 존재가 우리집에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곳으로 이사할 형편이 않되는지라 그 무서운 공간안에서 1년을 살아야 했답니다.
더 악착같이 돈을 벌어 이제는 한적한 곳이아닌 북향이 아닌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남향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어요.그리고 무서운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집에서 할머니 한분이 사셨는데 자식들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으셨는지 자살을 하셨다고..
자식들에게 그 집을 샀지만 그 집은 영원한 할머니의 집이었던 것이겠지요.
아직도 그 집안에 남아서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고있는 그 할머니의 영혼이 빨리 좋은곳으로 가셔 편안해지시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