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라꼬 좀 제낄까 해뜨마 시커먼스 울남편
각시 노는게 아니꼽단다.
신랑은 땡볕에서 육수 줄줄 쏟아가며 그나마 좀
붙었던 살이 땀으로 다 녹아 없어지는데
통통한 각시 다이어트는 못하나마 피둥피둥
뒹글며 노는게 아니꼽다 이거쥐---이
가위질이라곤 단추 달때 뿐이던 통녀
남편의 금방 숨넘어가는 표현에
깜빡 알면서 속아주며 일년치 가위질 다했다.
그날 저녁, 손은 손대로 얼얼, 그나마 굵기만 하고
짧기는 디게디게 짧은 내다리 조선무가 퉁퉁
부을대로 부었다.(상상도 안갈겨---)
오--메, 아픈거---
먹을거나 같음 불려서 먹지
그나마 대한민국 제일가라 싶은 내다리가
혼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두배가 됐네요.
팔다리 후둘거리며 문에 기대 일어서는 각시보며
그래 갔고 농사꾼 아내 하겠냐며 하루 더 뛰라더군여.
빨간고추, 파란고추 입으로는 물병을 몇병인지 부어대며
질리게 보았슴다.
고추는 고추라고 살에 닸던 부분이 얼마나 아리고 쓰리던지
나이드신 할머니들도 참고 하시는데 젊은 사람이 그걸 못참는다
하실까봐 눈물이 쏙 나오는걸 말도 못하고 참았슴다.
우리집 시커먼스 올매나 애쓰는지 피부로 절감하고 있었는데
한편 안쓰러운 마음으로 얼음이라도 줄까 불렀더니 퉁퉁한
목소리만 날리지 뭡니까--
에--구, 진짜 멋도 째도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다니깐-
한참만에 한단 소리가 고추란 고추 다 따버려서 우리각시가
심심하고 서운해 할거라나--- 케켁
(집에선 농담 싸이클이 안 맞아 가끔 어이 없을 때가 있슴다)
할머니들 아무렇지 않게 웃으시며
각시가 별로 안 서운해 하는것 같다고 한말씀 던지시더군여.
비록 이틀이었지만 옷을 비틀어짜면 한 바가지 금방
받아질 정도로 흐르는 땀을 주체해 가며 열심히 땄는데
올 고추값은 어떻게 좀 나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