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송창식”의 노래 29가지가 올려져 있었다. 컴푸터 잘만지는 젊은 친구가
이밤, 까닭없이 우울한 나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려는듯이 잘도 올려놓았구나.
기억도 없이 오래전에 즐겨 듣던 노래들을 한곡씩, 되풀이 하여 들어본다.
고향을 떠나온 나이기에 "하얀 손수건"이 의미를 갖고 들리기도 한다.
75년도 수유리에 살때 그 시대는 만남의 장소가 다방이였는데 그 무렵은
윤형주, 손창식, 김세환의 노래들이 그 공간을 메꾸고 있었다.
즐겨 따라 부르던 곡들이 많았는데 제목들이 생각이 나질 않는구다.
어떤 곡은 조용하면서도 애절하기도 하였고 또 어떤 곡은 상쾌하기도
하였고.
친구라고 말은 하지만 한세대가 넘게 10년도 넘게 차이가 나는데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분들의 노래는 아마도 몇새대에
이어 오래도록 들려지고 있는 것일게다.
지금처럼 금새 유행하다가 사라지는 곡이 아닌 애창곡으로 오래오래 남아있는 것일게다.
“하얀 손수건, 에델바이스, 비와나, 상아의 노래, 축배의 노래등등은 전에 즐겨듣던 것들이고 서정주씨의 “푸르른 날”은 아직도 기억하는 좋아하는 짧은 시인데 언제 곡을 붙여 불렸구나.
전에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였는데.
시간은 시간에 연이어 많은 것이 추억속으로 묻히면서 지나가 버렸는데도 아직도 그 때 즐겨듣던 노래들은 이렇게 내 곁에 남아있기도 하는구나.
한사흘, 완연한 봄기운으로 계절을 착각하게 하던 나날.
노골적으로 벗어버려 어쩌면 천하게 보인다하던 말과는 달리 보라빛에
적당히 우아함을 담고 활짝 핀 고목의 목련들과 함께 다투어 피고 있을
봄꽃들과 낙엽으로 훌훌벗어 버리고 또 다른 기다림으로 홀가분해진
빈 가지들을 바라보며 홀연히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실고 그리운
추억들을 상념에 담아 “겨울 바다, 철지난 바닷가”로 가보아도 좋으련만.
이 밤, 떠나고 싶은 충동을 노래 가사에 실어본다.
철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을 모래위에 가득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위에 자리한 당신을 손길
그것은 소리없는 사랑의 노래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듣는다
아-아 기나긴 길 혼자 걸으며
무척이나 당신을 그리곤 했지
아- 소리치며 오는 파도와 같이
당신을 느끼며 뒤 돌아 봤지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건넌다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옛일을 생각하며 나도 혼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