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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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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엄마


BY 다정 2005-07-31

뚜다닥뚜다닥  문을 나오면서 열심히 문자를 보낸다.

혼자만의 비밀처럼 보통 때에는 얼른 보내고 닫더니 왠걸 눈 앞에 펼쳐 보이는데

 "친절한 엄마씨께서 보여 주었지"

보통의 엄마들은 아마 나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

18세 이상만 보는 영화를 거리낌없이 보여 주는 그러한 무모한 짓은

글쎄, 엄마로서의 자질마저도 의심 받을 수 있겠지.

 

'친절한 금자씨'

여 주인공의 천사와도 같은 목소리와 얼굴, 그에 상반되게 계획적이고 치밀한 복수의 과정

'킬빌'이란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구도적인 면은 잘 모르겠으나 화면 처리면에서도 그렇고

나레이션이 등장하여 약간의 정리를 해 주는 면도 그러하고

감정의 수위 조절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넘나들면서

조금씩 그녀의 이중적인 친절함에 공감대를 이끄는 감독의 치밀함도 보이고...

영화를 보면서도 내가 아이에게 잘하는 짓인가,,란 생각이 들었다면 엄마란 이름이 주는 책임감도 있었겠지.

 

13년 차이가 나는 큰 언니는 국민학생이었던 나에게 영화를 많이 보여 주었다.

물론 언니가 보는 어른들만의 영화에서부터 명화에 이르기까지.

줄거리는 잘 모르지만 화면상의 아름다움과 막연한 상상력

주인공의 보석 달린 모자와 교통 사고로 가슴이 찢겨져 죽었던 '위대한 갯스비'

그 영화를 케이블에서 다시 보곤 감회가 새로웠었다.

어렸을 적 대한 뉴우스가 나오던 그 영화관의  꼬마로 다시금 돌아 가는 착각마저도 들었다.

 

모험을 한 것이다.

딸은 이 영화를 무척이나 보고 싶어 했었고

홍보 효과가 남달랐던 영화이기에 개봉 전부터 관심도 집중되었고

극장에 가지 않고도 여러면으로 개봉 되는 영화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 볼 수 있기에

그럴 바에는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을 듯하여

엄마를 떠나 친구로 같이 보기로 한 것이다.

 

딸의 핸드폰으로 난리가 났다.

"너네 엄마,,짱"

 "니네 엄마,,대빵 친절"

 

친절한 엄마는 싫은데

친절한 금자씨는 끝까지 친절하게 복수를 하였다,,

그것도 여럿에게 나긋한 목소리로 복수심을 심어 주며 조목조목 친절하게도.

 

딸 보다 한 살 어린 남자 조카가 있다.

언니는 간혹 그 아이의 가방을 슬쩍 열어 본다고 한다.

어느 날은 너무 놀라운 내용이 복사된 종이를 발견 했나 보다.

인터넷 상으로 떠도는 아주 적나라한 묘사가 가득한 로맨스 소설류가 복사된 

그 종이를 보고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

 "참 언니도, 뭘 어떡해. 그냥 우리 아들이 정상적으로 크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해..그리고 절대로 말하지마..꾸중도 하지 말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나도 잘 모른다.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 주지 않아도

요즘의 아이들은 어쩜 나보다 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는 이는 컴퓨터를 아이 방에 두었다고

 나에게 넌지시 거실로 옮겨 놓는 것이 어떠냐고 그러길래

 "지가 봐야 얼마나 보겠어요..보다가 지치면 이상한 그림도 싫증이 날테이고

  그 여자 몸이나 그 남자 몸이나 지 엄마, 아빠랑 같구나 싶겠죠, 뭐"

 

18세 이상만 볼 수 있는 어떠한 영화를 또 보고 싶어 한다면 물론 같이 볼 생각이다.

16세이면 춘향이도 님을 만났었고

쥴리엣도 가슴을 적시며 울었지 않은가.

16세의 학창 시절, 짝은 플레이 보이지의 사진들로 책 표지를 해 가지고 다녔었는데

호기심의 단락을 확실하게 그었다고나 할까.

 

친절한 금자씨 덕분에

친절한 엄마씨로 아이에게는 상향 조절이 되었지만

아는 이에게 이 말을 한다면 그러겠지

' 애 교육 자알 시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