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소리 큰오빠였다
"걱정하지 말아라 밥 잘먹고 아이들 잘챙기고 신랑한테 잘하거라 " 목이 메어 대답이 안나왔다 울컥 나오는 눈물을 삼키고 간신히 "네" 대답하고 끊었다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나오는 눈물
지나간 몇개월 아니 1-2년 동안의 어려웠고 힘들었던 모든 일들이 눈앞에 스쳐가며 한없이 울게 만든다 '강해야 된다 강해야 된다 내가 강해야지 아이들이 있지 않은가 남편도 있고
그래 내가 강해야 된다' 하며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지만 어떻게 해야 될까 갑갑하다
남편과 결혼하여 어려운 것 없이 잘 살아왔다 생활력이 누구보다도 강한 남편은 열심히 일했고 자기가 원하던 대학원 공부까지 마쳤다 넉넉한 아파트도 마련했고 남편하는 일도 잘되었다 아이들도 잘 자라줬고 ...
2년전에 갑자기 남편은 다른 일을 하고 싶어했다 주위의 걱정과 염려는 무시하고 무섭게 다른일에 매달렸다 직접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고 1년 넘게 현장에서 인부들과 싸우면서
건물을 완공시켰다 우리가 계획했던 것 보다는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건물 오픈 하면 조금 나아지겠지 하는 바램과는 달리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여기저기 돈 달라는 소리
은행이자 갚으라는 소리
카드회사의 경고소리
남편은 견디다 못해 사채까지 손을 댔다
이렇게 살아온지 2년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한 번 해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건축일을 한다고 돈은 돈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망가졌다
남편이 원망 스럽고 미웠다가도 그런 마음은 잠시 안타깝고 가엽다
내가 이사람을 이해못하면 누가 이해하고 감싸주겠는가
내가 안아주고 희망을 심어줘야지
결국 남편은 건물을 매각시키기로 결심하고 한동안 무척 마음 아파했다
그런데 그것도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오늘도 남편은 은행과 사채업자들을 만나서 사정을 할 것이다 몇일 만 기다려 달라고
남편은 남편대로 지치고 힘들겠지만 나는 어떠했는가
생활비 한번 제대로 주지않아 모든게 엉망진창이다
아이들 통장까지 다 꺼내쓰고
지금도 생각하면 가장 가슴이팠던일
"사무실 전기 요금이 미납되어서 전기가 끈길상황이니 돈을 마련하라고"
내가 무슨재주로 돈을 마련하나
능력도 아무런 힘도 없는 내가
나는 하는 수 없이 아이들 돌 백일 반지와 돈 될만한 것 반지 목걸이등을 가지고 나섰다
그날 나는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가슴이 또 메어진다 그 뿐이랴 밤 낮 걸려오는 말 그대로 빚 쟁이들 전화
집까지 찾아오는 사람들
한때는 모든 것 다 포기하고 몸만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그렇게는 못하겠다
해결 하는데 까지 해결해야지
단칸방이면 어떠하랴
월세방이면 어떠하랴
모든 빚만 청산하면 그것으로 감사하겠다
남편이 밤 낮으로 뛰어나니며 노력하니까 다른 사람들 한테는 피해가지 않도록 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모든 일 잘 해결되리라고
하나님께서 꼭 도와주시리라고
오늘도 힘을 내고 내일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길이 있을 거야 우리 함께 힘을 내자
우리에게는 아이들도 있고 다시 일어날수 있는 젊음이 있으니까"
남편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